김영세 대책위원장 환경부 국감 참고인 출석
환경부 조사 미흡 증언…장관 "보완하겠다"

지난 9월 3일 천안시 수신면 장산5리 주민들이 환경부 관계자들의 D공장 방문에 맞춰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지난 9월 3일 천안시 수신면 장산5리 주민들이 환경부 관계자들의 D공장 방문에 맞춰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천안]암환자 발생 등 주민 대다수가 질환을 앓고 있는 천안시 동남구 수신면 장산5리의 주민 대표가 국정감사장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환경 피해를 호소했다.

장산리환경오염피해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인 김영세 장산5리 이장은 지난 6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피해실태를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우리 마을에 전선공장과 필름공장이 들어선 뒤 병에 걸린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주민건강영향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조사 시작할 때 그랬고, 지금은 아픈 사람들이 더 늘어났다"며 "포도농사를 짓는 부부와 그 일을 돕던 형이 모두 백혈구와 혈소판 감소로 고생하고 있다. 형은 지난 5월 증상이 악화돼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건강영향조사 문제점도 언급했다. 그는 "마을에 조사를 나오면 공장굴뚝에 측정기를 갖다 데고 1시간 측정을 한다"며 "적어도 1번 할 때 24시간 이상은 해야 할텐데, 마을 네 곳에 측정기를 설치하면 48시간 측정 하는데 정말 부족하다. 48시간만 측정하면 마을의 대기흐름과 오염실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병천천과 매봉산, 바락산 사이에 있는 장산리는 안개가 많이 낀다. 마을 뒤 산이 있어 흐린 날은 공기가 가라앉아 공장 악취가 더 심하다"며 "(조사시) 이런 지역 특성이 반영되지 않았다. 공장 내부는 제대로 현장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영세 위원장은 "1, 2차 조사 결과 유해물질이 기준치 이하라고 하지만 우리는 20년 이상 노출됐다"며 "만약 도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이렇게 할까 싶어 참으로 허탈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두 공장에서 과거에 사용한 화학물질까지 모두 조사해 주민들이 아픈 것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밝혀야 한다"며 주민들이 믿을 수 있는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참여한 추가 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담당자들이 7-9월 9차례 주민 면담한 걸로 안다"며 "보완해서 조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산5리 주민들은 특정 질환으로 사망자까지 나오자 2020년 3월 30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마을에 소재한 S전선과 D필름 등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로 발생한 건강피해에 대한 조사를 청원했다. 청원에서 주민들은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S전선과 D필름 공장이 마을에 들어선 뒤 주민들에게서 암이 발생, 암 투병환자가 12명이고 최근 4명이 사망했다며 공장에서 배출되는 악취와 분진 등으로 인한 질병발생간 연관성 조사를 요청했다. 두 업체는 각각 모터용 코일과 위생필름 제조업체로 2004년, 1997년 최초 인허가 됐다.

지난해 8월 7일 제29차 환경보건위원회는 주민 청원의 수용을 결정, 현재 `천안 장산리 일부 지역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실태조사`가 연구용역으로 진행중이다. 역학조사는 지난 6월 중간보고회에 이어 이달 최종보고회를 앞두고 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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