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등 이유로 채소부류 점포 대부분 단말기 도입 안해
온통대전·대덕e로움 등 카드 활성화로 단말기 도입 필요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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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대덕구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 일부 야채시장에서 카드 결제가 불가능해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5일 오정동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사업소에 따르면 현재 시장 내 채소부류 점포는 207곳인데, 이 중 약 15%가 단말기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채소부류의 경우 소액 판매가 많아 이윤이 낮고 카드 수수료 등 비용적인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 보니 단말기를 설치하지 않는다는 것.

한 도매상인은 "카드 단말기가 있으면 2만 원을 팔아도, 2000원을 팔아도 카드를 무조건 받아야 한다"며 "대부분 소액으로 판매되는 상황에서 단말기를 설치하는 건 현실적으로 우리들에게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이용객들의 입장은 다르다. 이날 시장에서 만난 이모 씨는 "동네 슈퍼에서 1000원 짜리 콩나물을 살 때도 카드가 되는 시대에 대형 도매시장에서 현금이 필요할 지 몰랐다"며 "조합이나 법인이 있을 건데도 아직까지 단말기가 설치 안됐다는 게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부는 카드와 현금을 따로 준비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결제가 편리한 마트로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 오정동에 거주하는 허모 씨는 "시장을 보러 나오면 한 번에 여러 품목을 사는 경우가 많은 데 생선 살 땐 카드로, 채소 살 땐 현금으로 결제해야 하니 불편하다"며 "요새는 캐시백이나 포인트 같은 혜택이 많은 카드를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도매시장보단 대형마트를 찾는 편"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국민 상생지원금과 온통대전, 대덕e로움 등 지역화폐 사용으로 현금보다는 카드 결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대다수 인 점을 반영하면 시장 이용 편의를 위해 단말기 도입이 필요한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처럼 카드 사용이 어려워 이용객들의 불편함이 지속되지만, 제도적 의무가 없다 보니 도매상인들에게 단말기 설치를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정동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사업소 한 관계자는 "법적으로 단말기 운용은 자율사항이기 때문에 현금만 받더라도 제제할 수 없다"라며 "소비자 민원이 적지 않은 만큼 편의 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행정지도와 계도활동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에 관해 대전시 한 관계자는 "중도매인 평가제도에 채소부류 점포 단말기 유무에 따른 인센티브 점수를 부여해 설치를 유도하고 있지만 크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현재로서는 자발적으로 설치하지 않는 한 권유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진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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