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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떠나는 청년미술가…"활동기반 부족"

2021-09-28 기사
편집 2021-09-28 15:36:55
 박하늘 기자
 ynwa21@daejonilbo.com

대전일보 > 지역 > 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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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활동 공간 지원 없고
미술품 유통 갤러리도 부재

[천안]천안 지역 대학교에서 매년 수십 명의 순수미술 전공자들이 배출되고 있지만 정작 지역에 남는 작가들은 극소수다. 청년작가들은 레지던시, 갤러리 등 활동기반 부족을 이유로 들고 있다.

27일 지역예술계에 따르면 천안 지역 대학원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석사과정 학생들이 매년 40여 명 배출되고 있다. 전업 작가는 대학원에서 석사과정까지 마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학원 졸업 후 지역에 자리잡는 전업 작가는 현격히 적다.

A씨는 단국대 미술학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경기도가 고향인 그는 3년 전 천안에 공방을 개업하며 정착했다. A씨는 "대학 동기 중 천안에 남아 활동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다"면서 "대학원 졸업을 하고 고민이 많았다. 굳이 천안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학 동문인 작가 선배들도 대부분 타 지역에서 활동한다"며 "친한 작가가 수원에 있는데 단국대 출신 선배들이 수원에 자리를 잡고 동문들을 끌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작가들은 레지던시 등 창작활동을 할 공간기반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천안이 고향인 B씨는 수도권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독일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천안으로 돌아온 B씨는 공주시에 작업실을 마련했다. 그는 타 지역으로의 이동을 고민하고 있다. B씨는 "타 지역에 비해 창작 지원사업도 많지 않고 갤러리를 통한 판매 수익도 낮다. 굳이 천안에 자리를 잡을 이유를 못 찾고 있다"며 "가장 답답한 것은 예술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울산은 성남동 등 구도심에 작가들을 입주시키고 창작지원금을 지원하며 지역상생을 도모한다"면서 "천안에는 지역 작가를 키워낼 레지던시가 없다"고 말했다. 레지던시는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입주공간을 말한다. 지자체 또는 갤러리 등이 각자의 목적을 두고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공주시는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공주문화예술촌을 세우고 지난 2017년부터 외부 작가들을 입주시키고 있다. 당진의 아미미술관과 공주 임립미술관도 독자적으로 레지던시를 운영하고 있다. B씨는 올해 아미미술관 레지던시에 입주해 프로젝트를 수행할 예정이다.

작품을 유통하는 갤러리의 부재도 지역을 등지는 이유 중 하나다. 단국대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C씨는 "공주는 도시가 작지만 콜렉터를 잘 관리해 주는 화랑이 있다. 정기적으로 콜렉터를 초청해 전시를 하고 작가의 작품을 판매한다. 지역의 작가들이 이 갤러리로 모이고 공주로 모이는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천안이 수부도시라고는 하지만 콜렉터를 관리하는 갤러리를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미술시장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충남에서 미술품 유통이 이뤄진 화랑은 4곳으로 천안, 아산, 공주, 서산에 각 1곳씩 있다. 천안에는 아라리오 갤러리가 있지만 지역 미술과는 거리가 있다.

천안문화재단 문화예술자문위원회 관계자는 "지자체와 관이 나서서 의욕을 가지고 정책적 제도를 구축하는 시도가 필요하다"면서 "지역작가들의 작품활동을 체계적으로 연구해 그들의 작품성을 주목해주고, 지역민의 문화생활에 와 닿고 교육, 산업 등 다양한 방면에 활용될 수 있는 순환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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