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대장동 개발 의혹이 고구마 줄기를 캐듯 하나하나 새롭게 불거져 나오고 있다. 도대체 사건의 등장인물이 몇 명이나 되고, 그들의 연결고리가 어디까지인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전·현직 국회의원과 전 대법관, 전 검찰총장, 전 특별검사까지 유명 인사들이 줄줄이 연루돼 있다.

화천대유에서 6년 간 근무한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받은 사실은 기가 막힌다. 곽 씨의 퇴사 직전 급여는 383만 원으로 통상적인 계산법으로 이 만한 퇴직금이 나올 수 없다. 성과급 계약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아무리 회사 수익이 많이 나더라도 상식 밖의 일이다. 대가성이 아니었다면 곽 의원의 아들에게 이런 거금을 줬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고도 남는다.

이 뿐이 아니다. 대장동 개발의 주역들은 주체할 수 없이 많은 수익으로 `돈 잔치`를 벌여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유력 인사 여러 명도 50억 원씩 받았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화천대유의 소유주와 가족들은 자회사인 천화동인에 각각 872만 원을 출자하고 101억 원씩 배당금을 챙겼다. 특수목적법인 `성남의뜰`의 지분 1%와 지분 6%를 갖고 있는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이 3년간 받은 배당금은 4040억 원에 이른다. 화천대유는 지금까지 2352억 원의 분양수익을 올렸고, 앞으로 667억 원의 분양수익을 더 올릴 것이라고 한다. 아파트 분양이 아무리 대박을 쳐도 1%의 지분으로 300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일반적으로 공공이 참여하는 사업은 개발 이익이 많이 나지 않도록 설계를 하는데 어쩐 일인지 대장동 개발은 그 정반대다. 개발이익 대부분이 특정 민간업자에게 돌아가면서 결과적으로 공익을 빙자해 사익을 취한 사업으로 변질됐다. 토지를 싸게 매각한 원주민들과 고가의 아파트를 분양받은 시민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대장동 개발 의혹의 본질은 이런 불공정과 특혜가 어떻게 가능했느냐는 점이다. 검찰과 경찰은 대장동 사업을 최초로 설계한 사람이 누구인지, 공익적 사업을 표방하면서 왜 이런 천문학적 수익이 나도록 설계했는지 밝혀내야 한다. 대장동과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의 자금흐름에도 문제가 없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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