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대전·세종 아파트 전셋값 17.92%·42.77% ↑
월세 거래 비중 증가 추세… 6월 월세 거래량 21%↑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대전·세종 지역의 전세가격이 연일 치솟고 있다. 시행 1년 만에 세종은 아파트 전세가격이 40% 넘게 뛰었고, 대전 또한 6개 광역시 평균 수치를 훌쩍 넘으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7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임대차 3법 시행 직후인 지난해 8월부터 올 8월까지 1년 동안 세종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42.77% 상승했다. 전국 평균(11.24%)·수도권(12.07%)을 포함,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가장 큰 오름 폭이다. 평균 전세가격으로 봤을 때 같은 기간 1억 9952만 원에서 2억 7477만 원으로 1억원 가까이 올랐다.

대전지역 또한 아파트 전세가격이 1년 새 17.92% 급증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유성구가 25.58%로 가장 높게 올랐으며 이어 중구(17.28%), 서구(16.27%), 동구(13.24%), 대덕구(12.84%) 순이다. 인천·부산·대구·울산·광주 등 6대 광역시 평균 아파트 상승률(13.94%)보다도 높다. 대전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지난해 8월 2억 963만 원선에서 올 8월 2억 6088만 원선으로 껑충 뛰었다.

주택전세가격 종합지수 또한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8월 106.2를 기록했던 대전지역 주택전세가격 종합지수는 올 8월 118.5로 나날이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세종도 같은 기간 109.8에서 131.0으로 크게 상승했다. 전국(101.4→112.9)과 서울(103.6→118.6), 수도권(102.6→117.3), 6대 광역시(101.4→111.5) 등과 비교해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이 지수는 100을 초과할수록 주택전세가격 상승의 비중이 높음을 의미한다.

폭증하는 전세가격에 월세 거래 비중은 나날이 늘어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전국 전세 거래량(11만 5648건)은 전월보다 11.8% 증가하는 데 그친 데 반해 월세 거래량(8만 4899건)은 21.0%로 큰 폭 늘었다. 지난 6월까지 누계 기준 월세 거래량 비중 또한 42.0%로, 지난해 같은 기간(40.5%)보다 1.5%포인트 증가했다.

중구에 사는 40대 이모씨는 "내 집 마련은 꿈도 못 꾸고 전세로 살아 왔는데 이젠 전셋값이 웬만한 매매가격을 뛰어 넘고 있다"며 "대출한도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전셋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으니 이젠 월세로 밀려나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지역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임대차법으로 인해 집주인들은 전셋값을 2년이 아닌 4년에 한 번씩만 올릴 수 있게 됨은 물론, 전세매물이 급감하면서 전체적으로 전셋값이 큰 폭 오른 것"이라며 "갱신 계약으로 2년의 추가 거주기간을 보장받은 세입자 또한 갱신 계약이 끝나면 폭증한 전셋값을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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