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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사철 전세 대란…갈 곳 없는 세입자

2021-09-27 기사
편집 2021-09-27 17:49:21
 문승현 기자
 starrykite@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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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인 (Zoom in) 임대차 3법 후폭풍
대전 올해 8월까지 전세가격 누적 11% 올라
가을 이사철 시작됐지만 매물 찾기 어려워

첨부사진1임대차 3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대전·세종 지역에는 전세난과 함께 전세가격이 연일 치솟는 등 서민의 주거 불안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7일 오후 대전 서구 만년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매매 및 전·월세 가격표가 붙어 있다. 윤종운 기자

정처없는 전세난민이 부동산 시장을 떠돌고 있다. 주택가격은 최근 수년 동안 기록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고 저금리 유동성에 기댄 전셋집은 한껏 몸값을 끌어올렸다. 임차인 주거안정을 내세운 새 임대차보호법은 전세매물의 물꼬를 틀어막아 극심한 수급불균형을 낳았다. 추석연휴 이후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이 도래하면서 전세수요가 밀려들고 있지만 매물은 씨가 말랐고 뜸하게 나오는 물건에는 높은 호가가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연일 은행 대출창구를 조이는 정부의 압박까지 더해져 무주택 서민들은 아파트에서 연립·다세대·다가구주택으로 떠밀리며 가파른 전세의 월세화를 맞닥뜨리고 있다.

27일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 시계열 통계를 보면 올해 대전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은 8월까지 누적으로 무려 11.12%(전국 6.84%) 치솟았다. 전세가 상승률은 1월 2.09%를 시작으로 2월(1.71%), 3월(1.22%), 4월(1.19%)까지 1-2%를 오가는 불장을 유지했고 5-6월(0.93%) 잠깐 숨고르기하다 7-8월 다시 1%대로 올라섰다. 현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연간상승률(14.63%)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인 2010년 상승률(18.21%)을 갈아치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택임대차 시장의 혼조세는 계약갱신청구권(2+2년)과 전월세상한제(5%룰)를 골자로 한 임대차법에 기인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만연한 공급 부족 여파로 세입자가 전세계약 연장을 택하면서 매물이 줄고, 임대인은 제한된 임대료 인상폭을 미리 감안하려다 보니 같은 단지에서도 전세가가 상이한 '다중가격'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전세나 월세로의 전환이 확산하는 것도 임대인 입장에서 여러 법적 규제로 전세를 내놓을 유인이 그만큼 반감됐고 세입자들로선 급등한 전세금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구조적 요인이 한몫하고 있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부동산원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8월 기준 128.8(인천 포함 6대광역시 115.6), 월세수급지수는 110.4(〃 106.4)로 좀처럼 수요는 꺾이지 않고 있다. 이 지수는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 전반적으로 전세매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어쩌다 한건 매물이 나오지만 호가를 기존 가격대에서 20-30% 높게 불러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입주 2년도 되지 않은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벌써 분양가를 훨씬 웃돌기도 한다"면서 "30평대 번듯한 아파트에서 전세를 살던 사람들이 작은 평수로 가거나 이마저 안 되면 빌라나 원·투룸으로 내려앉는 다운그레이드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세종의 임대차시장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정치권에서 제기된 행정수도 세종 완성, 국회 세종의사당(분원) 설치 등 대형 정치 이슈가 세종 집값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가격이 널뛴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는 누그러졌지만 대전과 함께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올 8월 누계로 세종지역 아파트 전세가는 10.49% 올랐다. 지난해 8월부터 올 1월까지 6-7%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상승률에서 5월 들어 극적으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세종지역 업계 한 관계자는 "웬만한 호재는 이미 녹아들었고 신규 입주와 단기 급등 피로감으로 요즘 세종 부동산 시장은 조용한 편"이라며 "다만 계절적 비수기가 끝나고 이사 수요가 늘어나는 10월로 들어가면 전세 시장의 변화가 체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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