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
50대 이상 중장년층·갱년기 여성에 발병
특별한 증상 없어 평소 꾸준한 관리 필요
식이·운동법 효과 없으면 약물치료 병행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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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박모(43) 씨는 얼마 전 건강검진을 받고 깜짝 놀랐다. 평소 건강에 문제가 없어 특별히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건강검진 결과표에 고지혈증이 의심된다는 소견이 나온 것이다.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에 대한 위험성은 들어봤지만 고지혈증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박 씨는 증상이 심해지면 혈관이 막혀 협심증, 심근경색 같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그에 맞는 건강관리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홍준화 대전을지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고지혈증의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원인=고지혈증은 혈관에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 중 한 가지라도 정상보다 많은 상태를 말한다. 체내에 흡수된 지방은 수용성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단백질과 결합해 혈액 내로 운반된다. 체내로 흡수된 지방과 대사산물인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인지질, 유리지방산 등은 단백질과 결합해 수용성 형태의 지단백이 되는데 이런 혈청지질이 정상보다 많이 증가하면 고지혈증이 되는 것이다.

고지혈증은 공복상태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콜레스테롤 수치로 비교적 간단하게 파악할 수 있다. 총 콜레스테롤이 200㎎/㎗ 미만일 경우 정상으로 진단하며 200-239㎎/㎗는 고지혈증 `주의`, 240㎎/㎗ 이상은 고지혈증으로 진단하게 된다.

고지혈증의 원인은 유전적인 결함에 의한 1차성 고지혈증과 질병, 약물, 식이 등 환경 인자에 의해 유발되는 2차성 고지혈증으로 분류할 수 있다. 잘못된 생활습관과 서구화된 식습관이 주된 요인이며 급격한 체중증가와 운동 부족, 잦은 음주 등도 고지혈증 유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주로 50-60대 중·장년층이나 갱년기 여성들에게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30-40대 젊은층 환자들의 수도 크게 늘고 있다.

◇증상=고지혈증은 대부분 혈관이 거의 막힐 때까지 증상이 보이지 않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방치 시간이 길어질수록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은 물론 혈액 흐름을 막아 동맥경화를 유발해 혈관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고지혈증에 의한 동맥경화는 혈관 내막에 노폐물을 쌓이게 해 혈관의 안지름을 좁히고 혈류장애를 유발한다.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동맥의 70% 이상이 막혔을 때 간혹 목 뒷덜미가 찌릿찌릿하거나 손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혈관이 완전히 막히게 되면 심근경색이나 말초동맥질환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중성지방이 증가하는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는 과도한 음주다. 과음으로 남은 알코올이 중성지방을 만드는 원료로 사용되며 중성지방이 합성되는 경로를 활성화해 결국 고지혈증의 원인이 된다.

◇치료=고지혈증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식이요법을 통한 혈중 지방의 정상화다. 금연·금주는 물론이고, 적절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육체적 활동량을 증가시켜야 한다. 식이요법의 일반적인 원칙은 전체적인 열량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있다. 식이요법은 식사의 양과 종류를 잘 계획해야 하는데 포화지방산인 동물성 지방의 섭취를 피하고 불포화 지방이 많은 식물성 야채류를 섭취해야 한다.

식이조절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유산소 운동은 혈중 지질의 감소효과가 크며, 특히 중성지방은 적은 운동량으로 쉽게 감소되기도 한다. 운동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최소 일주일에 3번, 한 번에 30분씩 해야 하며 2개월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철저한 식이·운동요법에도 고지혈증 수치가 정상화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운동과 식이로 콜레스테롤을 낮출 수 있는 수치가 20%가 채 되지 않기 때문인데, 이럴 경우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고지혈증은 당장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합병증이 발생하면 동맥경화, 협심증, 심근경색 등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진다. 평소 술과 육류를 즐기지 않더라도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고지혈증 검사를 받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소연 기자·도움말=홍준화 대전을지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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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화 대전을지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홍준화 대전을지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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