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2023년 인구 유입도시 목표 정책 발표
일각 회의론 불구 의미 있는 첫 행보 환영할 만
출산 지원 넘어 일자리·주거 등 근본 대책 필요

정재필 취재 1팀장
정재필 취재 1팀장
대전시가 최근 `대전형 양육 기본수당` 도입을 골자로 하는 인구 유입 정책을 발표했다. 2023년부터 인구 유입 도시로 탈바꿈한다는 목표 아래 내년부터 대전에서 태어난 신생아에게 3년 동안 매달 30만 원에 달하는 양육비를 지급한다는 게 주내용이다. 출생연도, 부모의 소득수준, 첫째·둘째·셋째 여부와 상관없이 만 3세 미만이고 부모가 대전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하면 누구나 받을 수 있다. 아이가 태어나 3년 이상 거주하면 1080만 원을 받게 된다. 더불어 증가 추세인 맞벌이 가구의 양육 부담 경감 등을 위해 2025년까지 국·공립어린이집 150개, 0세 전용 어린이집 80개를 설립하고, 인구정책위원회와 인구정책팀 신설도 밝혔다.

대전의 인구는 2012년 153만 9000명이었지만 2019년 150만 명이 붕괴됐다. 지난 7월 기준 145만 5000명으로 감소세가 뚜렷하다. 출생아 감소는 심하다. 2012년 1만 5279명에서 지난해 7481명으로 8년 만에 절반으로 급감했다. 1인당 출산율(0.805명)도 문제지만 타 지역으로 떠나는 인구의 절반 수준이 출산연령인 20~40대라는 점도 큰 걱정이다. 지난해 대전을 떠난 인구 1만 1097명 중 4809명(43.3%)이 20-40대 청장년층으로 분류됐다.

위기에 처한 시가 뒤늦게 인구 정책 추진에 본격 나섰다는 점은 환영할 만하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정부가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도 해결하기 어려운 인구 문제를 지자체 차원에서 가능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지만 오래전부터 예고된 저출산·고령화 사회 진입이라는 `슬픈 진실`을 애써 외면했던 이웃나라 일본의 정부나 지자체를 반면교사로 삼았을 때 의미 있는 행보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감사원이 최근 발표한 정부의 저출산·고령화 대책 성과 분석, 인구구조 변화 대응 실태 등에 대한 `감사 결과 보고서`는 인구 유입 정책 추진에 나서는 정부와 지자체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그동안 전문가들이 줄기차게 지적해왔던 출산 위주의 인구 정책, 차별성 없는 지자체 정책들 등에 대한 성과나 실태를 파악할 수 있다.

더욱이 전국 지자체에서 유행 중인 출산장려금 현금 지원 정책에 대한 접근도 관심을 끌었다. 출산장려금이 지자체 자체 사업 예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2017년 70.7%(2,114억 원), 2018년 71.4%(2,705억 원), 2019년 66.5%(3,717억 원) 수준이었다. 2001년 전남도에서 최초 도입된 후 2019년 기준 17개 광역지자체 중 14개 시·도,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220곳이 이 제도를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출산장려금 지원으로 해당 지역 출산율이 증가하더라도 출산 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존재해 인구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가 제한되는 한계가 있다고 경고했다. 또, 지자체별 지원 금액 차이는 인구 이동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 사례가 전남의 해남군과 나주시의 인구 변동이다. 2012년 출산장려금을 6배 늘리면서 7년간 합계출산율 1위를 고수한 `해남의 기적`은 오래 가지 않았다. 2014년 7만 7000명이었던 인구수는 2018년 7만 1900명을 줄었다. 출산장려금 수령 후 타 지역으로 이동한 인구수가 상당해 정책 효과의 한계로 지적됐다.

인구 감소에 따른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저출산, 고령화, 지방 소멸, 인구 절벽, 인구 지진, 인구 재앙 등으로 불리우며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다. 저출산·고령화는 지자체가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그렇지만 손 놓고 있을 만한 상황도 안 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출산장려금에만 매몰돼 있지 말고, 일자리·주거·양육 등 청년이 머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범정부적, 범지자체적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전시도 브리핑 당시 밝혔듯이 청년의 일자리·주거 안정→결혼·출산 및 자녀 돌봄·교육→성장한 자녀의 일자리 안정 및 대전 정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확립을 위한 좀 더 대전만의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정재필 취재 1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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