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미술계 "'대전 중견작가전'이라는데 지역 활동 작가 비중 적어"
시립미술관 "'지역 작가' 기준 차이 때문… 전시 다양성에 목적 둬"

대전시립미술관이 내달 선보일 예정인 현대공예전 `시간의 온기`를 두고 지역 미술계 일각에서 볼멘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대전 중견작가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그 비중이 적다는 게 이유다.

이번 전시는 대전 지역 중견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독자적 예술로써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현대공예의 위치를 확인하고,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다. 내달 13일부터 오는 11월 21일까지 시립미술관 3·4전시실에서 진행되며, 양미숙·윤정훈·이재황·이철우·이택수·안병국 등 6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하지만 지역 미술계 일각에서는 대전 지역 작가 비중이 적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22일 지역 미술계에 따르면, 당초 참여 작가 구성 중 대전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1명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지적이 나오자 시립미술관은 지역 미술계가 추천한 활동 작가 2명을 추가하는 등 인원을 일부 조율했다.

지역 미술계 한 관계자는 "대전·충청 작가전이면 모르지만, 당초 인원 구성이 `대전 중견작가전`이라는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며 "활동 작가 중 전시 취지에 부합하는 인물이 없어 인근 지역까지 물색한다면 괜찮은데, 그 반대가 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대전 지역에 직장을 두고, 작업실은 타지에 마련하는 사람들은 해당 지역에서 또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시립미술관과 같은 관공서의 지역 활동 작가들에 대한 투자가 탄탄해야 지역 미술계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걸 고려하면 아쉽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립미술관은 `지역 작가`의 기준을 바라보는 입장 차로 비롯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술계는 관내 미술 단체 등지에서 활동 중인 작가로 설정한 반면, 시립미술관은 대전 지역 출생자와 지역 대학을 졸업한 작가, 타지에서 대전으로 유입한 작가 등 대전에 연고가 있는 작가로 그 기준을 잡았기 때문이라는 것. 아울러 해당 전시 기획이 14-15세기 공주 계룡산도예촌으로부터 시작된 지역 공예의 발전을 시기적으로 살펴보는 것에 초점을 둔 만큼 시민들이 현대공예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작품들 위주로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대전시립미술관 한 관계자는 "당초 기획 과정에서 지역 원로 미술인들과 공예가협회 등으로부터 자문을 구했고, 설치공예가 중 대전을 근거로 활동하는 작가들을 선정했다"며 "미술관은 많은 시민들이 예술을 폭 넓게 감상할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며, 그 와중에 우리 지역 작가들을 소개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이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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