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명절 벌써 4번째
'언택트 연휴' 자리매김
'관광지·놀이공원 썰렁
'호텔 등 '추캉스' 대세

20대 직장인 김 씨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친척들과 모이지 않기로 했다. 감염 우려도 있고 2차 접종까지 마치지 않은 상태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이번 추석에 밀린 영화를 보면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며 "빔 프로젝터로 집에서 영화를 보다 보면 영화관 부럽지 않은 `홈 시네마`를 연출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명절이 벌써 네 번째를 맞는 가운데 연휴를 즐기는 시민들의 문화도 언택트로 자리 잡고 있다. 가족 단위로 삼삼오오 영화관을 찾기보다 OTT(Over The Top)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증가했으며, 북적이는 백화점을 찾아 쇼핑을 즐기던 모습도 사그라든 추세다. 시민들의 여가 문화는 지역의 대표 관광지나 놀이공원 등 전통 적인 여가시설보다 `추캉스(추석 바캉스)` 등 새로운 풍속도가 자리잡고 있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직장인 1705명에게 `추석 귀성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 51.9%가 귀성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과 2019년에 귀성포기 응답이 각각 37.1%, 39.7%를 차지한 데 비하면 1.4배 가량 높은 수치다.

대다수 귀포족(귀성을 포기한 사람들)은 `집콕`을 하며 연휴를 보낼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연휴 기간 동안 영화관과 놀이공원 등 문화시설은 연휴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올 추석에는 대작이라고 할 만한 영화가 없어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등 OTT로 대신하겠다는 이들이 많아졌다. 대전의 한 영화관 관계자는 "최근엔 거리두기와 방역수칙을 진행해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혼자 영화를 보러 오시는 분들도 작년보다는 많아졌다"면서도 "코로나 이후로 매출이 50% 이상 준 상황에 예전처럼 추석 특수를 기대하진 않는다"고 전했다.

감염 우려로 인해 가족 단위로 백화점이나 아울렛 등에서 쇼핑을 하던 문화도 옅어진 모습이다. 40대 주부 이 씨는 "연휴 때마다 아들을 데리고 쇼핑을 가곤 했었는데 코로나 이후로 오프라인 쇼핑은 자제하게 됐다"며 "대전지역 백화점에서 확진자가 나오기도 한 상황이니 이번 추석에도 인파가 몰릴 것을 우려해 방문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역 대표 관광지나 놀이공원, 동물원 등을 선택하는 이들 보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소규모로 거리두기가 가능한 추캉스를 선택하는 이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을 하지 못하자 호텔을 예약해 휴가를 즐기는 문화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추석 연휴는 주말과 이어지는 징검다리 휴일까지 활용하면 최대 열흘 가까이 쉴 수 있다.

30대 직장인 박 씨는 "긴 연휴지만 고향 방문이 자제되고 해외여행마저 어려우니 주말 끼고 친구들과 가까운 곳으로 펜션을 잡고 즐기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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