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고시생 "추석연휴는 사치"
추석 단기 아르바이트 구하기 여념

추석 연휴를 앞둔 16일 충남대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사진=충남대 제공
추석 연휴를 앞둔 16일 충남대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사진=충남대 제공
"추석에 고향에 가봤자 취업과 관련된 단골 질문 세례로 `눈칫밥`을 먹을 것 같아 귀성 기차표는 아예 끊지도 않았습니다."

추석 황금 연휴를 앞둔 16일 충남대 도서관 앞에서 만난 공무원 준비생 박모(25) 씨는 씁쓸히 웃으며 이 같이 말했다. 코로나19로 좁아진 채용 문턱을 넘어야 하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들에게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은 그저 먼 이야기다. 오히려 연휴를 이용해 `스펙 쌓기`와 부족했던 공부 시간을 보충하는 서글픈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대전 중구의 대학생 이모(21) 씨는 "아직 취업할 나이는 아니지만 대학 선배들이 취업에 줄줄이 실패하는 것을 지켜보니 취업난이 실감 난다"며 "지금부터 공모전이나 자격증 취득 등을 통해 스펙을 쌓아두고 싶어서 추석 연휴에는 따로 고향에 가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임용 절벽`이 현실화하면서 연말 시험을 앞둔 예비 교사들에게 추석 연휴는 더욱 더 사치로 느껴진다. 올해와 비교해 내년도 임용 선발인원이 전국적으로 6021명에서 5230명으로 791명 감소했으며 대전 지역은 18명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서구의 한 유치원 임용고시 준비생은 "졸업생 신분으로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대전에서 2명을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느낌"이라며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고 추석 때문에 공부 흐름이 끊기는 것이 싫어서 연휴는 스터디카페에서 공부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하소연했다.

황금연휴를 이용한 `단기간 고수익`의 아르바이트를 노리는 청년들도 어김없이 나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아르바이트 구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인 현재, 추석 단기 알바로 생활비를 벌겠다는 이유에서다.

중구에 살고 있는 강모(27) 씨는 "지난 설날에 이어 올 추석에도 물류 업무에 지원했다"며 "몸이 힘들긴 하지만 짧은 기간에 조금만 고생하면 평소에 비해 큰돈을 벌 수 있는 것은 물론, 친척들에게서 `오지랖`도 안 들어도 되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조은솔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