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용 금융감독원 대전충남지원장
성수용 금융감독원 대전충남지원장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1년 넘게 계속되는 동안 우리 사회 전반에 다양한 변화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 부분에서도 정보통신과 금융의 융합으로 쉼 없이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창출되는 등 디지털금융으로의 혁신이 빠르고 강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사회 구성원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금융을 통해 `착한 기업`을 지원하는 지속가능금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먼저 디지털금융은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서 금융회사와 고객이 디지털로 소통(Digi-tact)하는 금융이다. 금융소비자는 금융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눈에 조회·비교할 수 있다. 하나의 금융회사 앱 만으로도 여러 회사 계좌를 조회·이체할 수 있는 서비스인 오픈 뱅킹이 2019년 12월 도입 이래 순조롭게 시행되고 있으며, 자신의 신용정보 분석이나 결제·송금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나 마이페이먼트 서비스도 곧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나아가 금융회사 점포를 직접 찾지 않아도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손쉽게 금융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고 메타버스(`가상`을 의미하는 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의 합성어)를 활용해 가상 공간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받게 될 수 있다.

이러한 금융혁신은 금융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금융회사의 이용 불편을 해소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한 금융소비자가 본인 자산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증식해 가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다만 자칫 정보의 홍수 속에서 신뢰성 없는 정보에 현혹되거나, 간혹 금융의 외양을 표방하나 실체가 없는 업체에 피해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소비자는 이를 구분해 내는 금융 역량을 키워가야 한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디지털금융을 슬기롭게 활용할 수 있는 똑똑한 금융소비자를 양성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다음으로, 지속가능금융은 기업에 대한 단순한 자금중개 기능을 넘어서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와 소비자이익 등 사회적 문제에 적극적인 기업과 투명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에 금융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지속가능한 성장(Sustainability)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착한금융`의 한 형태로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 수십 년 전부터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투자`로 발전해 왔다. 국제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지속가능금융 글로벌 시장규모는 2020년도 기준으로 3조 달러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문기관에서 우리기업들의 ESG 등급을 평가·발표하고 있고 10개의 지속가능금융지수를 한국거래소가 산출하고 있으며, 현재 약 144조 원 규모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금융분야에서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사회 공통의 선의(善意)를 모으는 좋은 대안으로 기대된다. 또한 노후자금 마련 등 장기적 자산관리 관점에서 어떤 기업에 투자하면 좋을지에 대한 좋은 선택기준 중 하나로 사용되고 있다.

디지털금융과 `착한금융`이 함께 어우러지는 미래의 금융을 상상해 보자. 디지털 환경과 가상공간에서 여기저기 금융회사로 흩어져 있는 금융정보와 금융자산을 손쉽게 모아서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관리할 수 있다. 금융플랫폼에서 여러 금융회사의 금융상품들을 비교분석해 자신에게 알맞은 금융상품을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다. 기후변화 등 환경을 살리고 소비자 이익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투명경영으로 지속적 성장이 기대되는 `착한기업`에 장기투자하고 그 기업의 성과를 함께 공유해 든든한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다. 우리의 삶을 지키고 풍요로운 미래를 준비하는데 금융을 잘 활용하기를 바란다. 성수용 금융감독원 대전충남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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