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5일 당내 초선 의원 대상 강의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내일이 선거라면 결코 이기지 못하는 정당 지지율을 갖고 있고, 젊은 세대에게 멀어지는 경향성을 가진 후보들이 더러 있다"고 말했다. 대세론의 당사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과 `무야홍(무조건 야당 대선 후보는 홍준표)` 돌풍의 홍준표 의원 측이 `고발 사주` 의혹으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데 대한 경고의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이 대표의 발언은 시기적으로도 적절해 보인다. 이 날은 국민의힘이 1차 컷오프를 통해 경선 후보를 8명으로 압축하는 날이다. 국민의힘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1, 2위를 다투고, 유승민 의원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추격하는 양상이었을 것으로 추측이 된다. 이 대표의 경고는 국민의힘이 2차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국민들에게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

그동안 국민의힘 경선은 국민 기대치 이하였다. 대선후보 비전발표회는 `맹탕 발표회`라는 꼬리표가 붙었고, 경선 룰을 둘러싼 집안싸움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에게 실망만 안겨줬다. 그나마 지난 9-10일 진행된 `국민 시그널 공개면접`이 흥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엔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측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국민의힘 경선 토론회가 열리기는 하겠지만 제대로 정책·비전 대결이 될지는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1차 예비경선이 후보자가 많다 보니 토론회 한번 없이 진행됐지만 2차는 6차례의 토론회를 갖게 된다. 토론회가 늘어나 후보들에게도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찾아왔지만 상대편 흠집을 들춰내는 네거티브 토론회로 전락하지 않을지 우려되고 있다.

국민들 사이에 정권교체론이 우세하지만 여야 후보 간 양자 대결을 놓고 보면 아직 여당 후보가 앞서고 있다. 정권 교체를 희망하지만 야당 후보의 역량을 의심하는 국민들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수권 능력을 갖추지도 않았으면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된다. 윤석열 대세론이나 `무야홍` 바람도 민심을 절대 거스를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