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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현탁 칼럼] 지방은행 골든타임 6개월

2021-09-16 기사
편집 2021-09-15 18:09:07
 은현탁 기자
 hteun@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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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15개 시·군 공동협약
최종 인허가 정치의 영역
내년 대선전 쐐기 박아야

첨부사진1은현탁 논설실장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을 추진한 지 어느덧 100일이 지났다. 충남도가 총대를 메고 있고, 대전시와 세종시, 충북도도 적극 호응하고 있다. 지방은행은 한번 닻을 올리면서 분위기가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6월 전문가 토론회를 시발로 지방은행 연구지원단 발족, 충청권 메가시티 전략과제 선정, 충남도와 15개 시·군의 '지방은행 설립 공동협약'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충청권 시·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는 지역의 민심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지방은행에 대한 홍보가 없었던 상황임에도 불구, 지역민의 58.4%가 지방은행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충청권 지방은행이 시중은행과 제2 금융권 사이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수익성이 충분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충청권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중금리 상품을 개발하면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요새는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을 위한 근거와 자료를 마련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방은행 설립은 갈 길이 멀지만 타임 스케줄이 잘 나와 있다. 충청권 4개 시도지사들은 다음 달 '지방은행 공동추진 협약'을 체결하고 의지를 재확인한다. 충남도는 연내 범도민 추진단을 결성, 대대적 서명운동을 통해 지역 상공인들의 동참을 유도한다. 국책연구원에 의뢰해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과 관련한 연구용역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출자자를 모집하고 2023년 상반기에 금융위원회에 인가서를 제출하는 수순을 밟는다.

지방은행 설립은 행정적인 측면만 보면 인가서 제출까지 크게 문제가 될 게 없지만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에 대해 검토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이 말이 고정불변이 아닌 만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문제는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이 행정적인 절차를 밟는 것과는 별개로 결정될 소지가 있다는데 있다. 과거 충청은행과 충북은행은 IMF 외환위기 이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퇴출됐다. 다른 지역의 지방은행은 살아남았는데 충청권의 지방은행이 모두 퇴출됐다는 사실은 정치적인 이유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이후 충청권은 20여 년 긴 세월 동안 지역금융의 불모지로 남아 있다. 충청권 지방은행의 빈자리는 전북·부산·대구은행 등 어쭙잖은 외지 은행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지역 소상공인과 기업들의 아픔을 대변할 리 만무하다.

지방은행 퇴출이 정치적으로 결정됐듯 지방은행 설립도 정치적으로 판가름 날 가능성이 있다. 지방은행 설립에 필요한 요건이나 서류를 갖추는 것은 행정의 영역이지만 결국 최종 허가는 정치의 영역이라는 얘기다. 지방은행 출자자 모집이 여의치 않을 경우 법적 투자 비율을 현실에 맞게 고쳐야 할 수도 있다. 법안 개정을 해야 한다면 정치권이 나서지 않고는 어려운 일이다.

시기적으로 보면 충청권 지방은행은 절묘한 때에 추진되고 있다. 지금부터 내년 3월 대선을 거쳐 6월 지방선거까지는 그 누구도 충청의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 미래의 권력들도 유권자들에게 머리를 조아려야 하는 시기다. 이때 대선 주자들을 찾아가 부지런히 충청권 지방은행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

충청권에만 지방은행이 없다는 논리는 가장 단순하고 명확하다. 혁신도시도 대전과 충남만 없다는 논리가 먹혔다. 충청권 지방은행의 경쟁력도 충분하다. 외지의 지방은행들도 대전에 진출했는데 충청권 지방은행이 안방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을 위해 내년 대선까지 6개월간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지금 쐐기를 박아 놓지 않으면 또 몇 년이 그냥 흘러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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