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최초 성소수자 인권현황 모니터링
중·고교·대학·직장 차별 실태 드러나

[천안]충남지역 최초로 성소수자 인권현황을 모니터링 한 결과 중·고교나 대학, 직장에서 차별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반차별교육문화공동체는 2021년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단체 공동협력사업 일환으로 지난 6월 25일부터 8월 8일까지 6주간 천안 등 도내 산재한 성소수자의 인권현황을 조사했다. 온·오프라인을 병행한 이번 조사에는 성소수자 84명이 참여했다. 성소수자들은 학교 환경이나 제도 중 힘든 점으로 41.9%가 `성소수자 관련 성교육 부재`를 꼽았다. 이어 `학교의 종교적 배경으로 인한 성소수자 배제 분위기`가 22.6%를 차지했다.

중·고교에서 교사로부터 차별받은 경험은 19건, 차별 상황은 `모욕적인 말`이 26.3%로 가장 많았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모욕하거나 원하지 않음에도 성소수자임을 공개, 성희롱 또는 성폭력 등 다양한 유형의 차별도 보고됐다.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겪은 차별이나 괴롭힘으로 인한 고통은 스트레스 30.5%, 우울증 20.3%, 학습의욕 저하와 친구사이 멀어짐 13.6% 순을 보였다. 자해와 자살시도, 진학포기 사례도 응답됐다.

차별이나 괴롭힘을 경험하고도 교사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응답은 90.9%에 달했다. 교사에게 차별 경험을 알리지 않았은 이유는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와 `성소수자인 것을 교사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서`가 각각 27.7%로 집계됐다. `교사에게 알리더라도 문제가 해결 될 것 같지 않아서`라는 응답도 23.4%를 차지했다.

성소수자 차별은 대학에서도 이어졌다. 교수 또는 강사가 성소수자 차별 행동을 하는 것을 보거나 목격한 경험으로 수업 중 성소수자 비하 발언 45%, 성소수자 비하 표현이 담긴 수업자료 활용 23.3%, 수업 외 시간에 성소수자 비하 발언 35%로 나타났다. 직장에서도 성 정체성 이유로 `해고당한 적이 있다` 1건, 암묵적인 사직 압박을 받았다 2건, 직장 내 따돌림 등의 괴롭힘이나 폭력 경험 2건으로 파악됐다.

충남차별금지법제정연대 임푸른 대표는 "모니터링 결과 특히 지난해 충남학생인권조례 제정에도 불구하고 도내 성소수자 청소년들에게는 실효적으로 작동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교육당국에서는 도내 중·고교에서 진행하는 성교육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해 성소수자 배제적인 성교육이 진행되지 않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학교·대학원의 성소수자 배제적인 문화에 교·직원 개개인의 인식 전환과 성소수자를 존중하는 일자리 환경 조성 등 종합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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