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생산되는 물건인 임산물(林産物)의 대표는 나무, 즉 목재이다. 숲은 집을 짓거나 가구를 만들 때 사용할 수 있는 목재와 더불어 다양한 비목재임산물도 제공한다. 앞서 언급한 나무 열매만이 아니라 산나물, 버섯, 약초 등 다양한 형태로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준다. 임산물은 맛과 향미를 포함한 식품 가치 외에도 약리 효능, 천연색소 등을 갖고 있어서 의약품, 도료, 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이러한 가치가 제대로 인식되면서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데, `2019 임산물 생산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산물 총생산액 6조 5000억 원 중 비목재임산물 생산액은 2조 7000억 원으로 전체의 42%를 차지한다. 비목재임산물의 가치는 다양한 부문에서 발굴되고 있는데, 사실 그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산림 분야의 유일한 종합 연구기관인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자원의 가치 발굴 및 증진 차원에서 각종 비목재임산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신품종 육성과 재배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최근에는 의료 및 생활 소재 산업과 연계하여 기술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정부의 바이오경제 관련 투자에 발맞추어 산림생명자원 연구의 중장기 로드맵을 편성하였는데, 우리나라 비목재임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표이다. 특히, 의약 및 생활 소재로 활용이 가능한 유용물질을 많이 지닌 식물을 찾아 우수 품종을 개발하고 유효성분의 함량을 높이기 위한 기술을 개발한다. 스마트온실 등 첨단기술을 접목하여 고품질 임산물의 안정적인 생산·관리 체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숲의 먹거리가 새로운 차원에서 활용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추석 차례상에 올려진 각종 음식을 보며 우리 민족의 정서를 돌아보고, 과거만이 아니라 미래를 나누는 발전적인 대화가 풍성하면 좋겠다. 특히, 우리 조상들이 귀하게 여긴 임산물도 대화의 소재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온고지신의 지혜를 함께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숲의 먹거리가 새로운 산업 소재로 거듭나 성장동력이 되고 있음을 나누며, 이번 추석에도 서로를 격려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