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후보 지지 없이 "민주당 승리 위해 백의종군" 다짐
호남대첩 앞둔 '명락', 충청 공들인 丁지지층 흡수 주목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3일 후보직 사퇴 선언을 위해 굳은 표정으로 국회 소통관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3일 후보직 사퇴 선언을 위해 굳은 표정으로 국회 소통관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세균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가 13일 전격적으로 중도하차를 선언했다.

지난 6월 17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지 88일 만이다. 후보직 사퇴로 이목이 집중된 `타 후보 지지`와 관련해선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경선과정에 누구보다 충청권에 공을 들였던 만큼, 정세균 전 총리의 충청 지지층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정 전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순회경선을 하면서 (사퇴를) 고심해 왔으며, 오늘 캠프 의원들과 장시간 토론 끝에 사퇴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경선에서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백의종군하겠다"면서 "어떤 역할을 상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을 지지하고 사랑하고 민주당의 성공과 승리를 위해 평생을 바쳐왔다"며 "앞으로도 이런 일관된 태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직접적으로 `대선 후보 중 지지하는 후보가 있냐`는 질문에 그는 "민주당의 승리와 성공을 위해 평생을 바쳐왔다 그러한 기조를 끝까지 유지하겠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타 후보 지지를 선언하지 않았다.

정 전 총리의 중도 사퇴는 5차례 지역순회 경선과 1차 슈퍼위크에서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는 충청권에서 7.05%를 득표한 뒤 대구·경북 경선까지 3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 12일 강원과 1차 슈퍼위크 결과 누적 득표율이 4.27%에 그치면서 추미애 후보(11.35%)에게 3위 자리까지 내줬다. 정 전 총리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제 입장에서는 실망스럽고 걱정이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정 후보는 이날 모든 일정을 취소한 뒤 캠프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거취를 논의한 끝에 후보직 사퇴를 결정했다.

정 전 총리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부족한 저를 오랫동안 성원해주신 많은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 드린다"며 "오늘 이후 평당원으로 돌아가 하나 되는 민주당,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백의종군하고 나라와 국민과 당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겠다"고 했다. 당내 6명 본경선 후보 중 중도 사퇴는 정 전 총리가 처음이다.

정 전 총리가 이날을 사퇴 시점으로 잡은 이유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지지율을 보면서 오는 25-26일 실시되는 자신의 정치적 텃밭인 호남지역 경선에서조차 의미있는 득표를 하지 못할 경우 정치적 치명상이 클 것이란 내부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경선 초반 지지율 1·2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호남 대첩을 앞두고 정 전 총리 지지표를 흡수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충청 정치인들의 높은 지지세를 업고 충청 표심 공략에 사활을 걸어온 정 전 총리였던 만큼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충청 표심` 구애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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