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가 여전히 인기 있는 이유는 등장하는 인물들의 처세술과 리더십이 끊임없이 재해석 되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늘 새로운 교훈을 주기 때문이다.

삼국지는 시대가 변함에 따라 주목하는 인물도 달라진다.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를 중심으로 제갈량, 조운 등이 주목받다가 조조로 관심이 이어지고 최근에는 사마의가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사마의는 무엇보다 오래 기다리고 버틸 줄 아는 인내심의 대가다.

인내심하면 중국 역사상 사마의에 필적할 만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조조는 출사할 나이가 된 사마의에게 벼슬을 주었다. 실력 있는 주인을 기다리고 있던 사마의에게는 보기 드문 기회였다. 그러나 사마의는 조조의 관직을 거절했다.

비범함을 보였던 사마의는 조조라는 보스를 쉽게 다룰 수 없는 사람, 모시기 힘든 보스로 여겼던 것이다.

그는 자칫 잘못하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조조의 부름을 받은 사마의는 중풍에 걸렸다는 핑계를 대며 조조의 명을 피한다.

그러나 조조는 부하를 시켜 사마의를 몰래 정탐하게 한다. 정탐을 끝낸 사자는 조조에게 사마의가 틀림없이 중풍으로 병상에서 꼼짝하지 못한다고 보고했다.

사마의 역시 조조가 자신을 계속 감시 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중풍 환자로 몸을 사렸다.

사마의 아내는 정탐꾼이 떠났다며 자리를 펴고 일어나도 괜찮다고 말했지만 그는 시종일관 환자 행세를 하며 조조의 눈을 피했다.

사마의는 참을 때는 독하게 참고 감출 때는 깊숙이 감추는 성격으로 중풍이 나을 때까지 수년간 병상에서 꿈적도 하지 않으며 자신을 철저히 숨겼다.

삼국지 인물들의 성격을 이야기 할 때 이런 말들을 하곤 한다.

만약 새가 울지 않는 다면, 조조는 새가 울게 만들고, 유비는 울어달라고 청하며, 사마의는 울 때까지 기다린다고 이야기 한다.

전술적인 측면에서 제갈량이 한 수 위였을지 몰라도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사마의가 앞섰다고 볼 수 있다.

권력이 재능보다 높으면 부끄럽고 치욕적이고 불명예스러운 일이 있게 마련이고 위엄이 덕성 보다 높으면 반드시 재앙의 근원인 화근이 뒤따른다고 한다.

이는 반드시 능력과 수양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처세술의 기본인 자세를 낮추고 겸허하게 자신의 공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며 위기를 돌파한 사마의 전술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처세술 일 것이다. 길효근 지방부 금산주재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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