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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아직 살만한 세상이다!

2021-09-09 기사
편집 2021-09-09 0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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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강대원 신부·대전교구 천주교 홍보국장
어렸을 적, 혹은 젊었을 적에는 뉴스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좋아 하는 일에만 몰두하며 살 때에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은 내 관심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서서히 흐르면서 뉴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누군가와의 대화의 끈을 이어나가기 위한 선택이었을 수도 있고, 나 자신보다는 주변에 대한 시선의 변화이었을 수도 있다. 아무튼 하루에 20-30분 정도는 티비를 통해, 포털사이트들을 통해 뉴스를 보고 있는데,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뉴스의 색깔이 그리 밝지 않게 느껴진다. 지난 해부터 하루도 빠짐 없이 나오는 코로나 확진자 수와 그와 관련한 기사들. 방역수칙을 어긴 사례들, 어느 장소에서 누군가의 부주의로 인하여 집단 감염이 이루어졌다는 등의 소식을 계속해서 듣고 있다. 거기에 더해 항상 들어도 늘 좋은 방향의 소식이 없는 정치권에 대한 부분들과 흉악범죄들에 대한 소식들, 항상 어렵다고만 얘기하는 경제 동향까지. 늘 부정적인 뉴스들을 듣고 있다 보면 처음에는 신기해하며 걱정을 하고 보았지만 이제는 피로감이 누적되어 눈과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어두운 색깔의 뉴스들을 보고 듣다 보면 우리나라는, 이 세계는 참 살기 어려운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실상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그렇지 않다. 소박하고 잔잔한 감동이 있는 우리의 일상, 때로는 자신과 아무 관련이 없는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고 살아가는 세상이다. 아직 살만한 세상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많은 미디어 매체들이 밝은 색깔의 소식들도 좀 많이 전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여러모로 지쳐있는 우리들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충남 당진시 합덕면에 거주하고 있는 필리핀 출신의 이주여성이 있다. 그녀는 한국인과 결혼을 하였지만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하여 싱글맘으로서 남자아이를 키우며 작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홀로 아이를 키우며 가게에서 살림까지 하며 살아가던 그녀에게 어려움이 닥쳤다. 조리 중 실수로 불이 나서 가게가 전소되었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한 가정의 모든 재산이 일순간에 없어진 것이다. 일말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처지였던 그녀에게 이주민들을 돕기 위한 천주교 단체인 천안 모이세가 다른 이주민들과 마음을 모으기 시작하였고, 대전교구 사회복지국 또한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또한 이 소식을 들은 당진시청과 여러 복지기관들, 여러 기업의 후원들이 모아지기 시작하였다. 화재가 난지 20여 일이 지난 후 그녀의 가게를 복구하기 위한 공사가 시작되었고 그로부터 20여 일이 지난 후 새 보금자리가 완성이 되었다.

뉴스의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다. 개인적인 견해이기는 하지만 좀 따뜻한 소식들을 들으며 살고 싶다. 이 세상이 그렇게 잔인무도하거나 흉흉한 세상이 아니다. 아직 살만하고 우리의 주위에는 따뜻한 이야기들이 많다. 더 나아가 우리 자신이 따뜻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누군가가 그러한 일들을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주인공이 되어 다른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성경에 이렇게 적혀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따뜻한 세상, 살만한 세상은 다른 이들의 손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의 손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살만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보자. 강대원 신부·대전교구 천주교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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