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희 갤러리 숨 관장
이양희 갤러리 숨 관장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숨을 쉰다. 들숨과 날숨으로 살아서 부드러운 유연함으로 움직이고 활동한다. 그렇게 음과 양으로 안과 밖이 서로 호흡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우리의 인생이 이야기를 만들고 하나의 자연이 되는 것이다.

별도 숨을 쉰다. 나무도 숨을 쉬고 지천으로 발 끝에 걸리는 잡초도 숨을 쉬며 순환하고 흩어져 허공으로 사라지고 바람으로 돌아온다.

사람은 만물의 주인인 듯, 생의 순환이 우리의 손아귀에서 이루어지는 착각을 하지만, 진실은 사람은 자연의 피조물로 우주 흐름의 일부로 존재하는 것일 뿐이다. 인간의 생의 주기를 자연의 시간에 비교해보면 야생마가 천리를 달릴 때 조각난 흙벽 사이로 새어 나오는 순간의 빛에 비유될 만큼 짧고도 덧없는 찰나에 기대어 사는 것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자연에 대한 사람의 심성은 그러나 얼마나 어리석고 자만으로 가득 찬 것인지 인간 세계는 자연에게 한없이 이기적이고 우리들의 손을 거처서 문명이라는 명분으로 만들어낸 파괴는 상상을 초월할 수 없을 만큼 가학적이고 무차별적이며 난폭하다. 그 무참함은 자연에서 사람으로 순환돼 다시 사람을 무너뜨린다.

하늘에는 일월성신과 같은 하늘의 무늬가 있어 해가 뜨고 달이 오르며 별이 빛나고 그 시간의 순환이 땅에 이르러서 산천초목으로 땅의 기운을 만든다. 그리하면 그 기운으로 나무가 물오르고 땅으로 물길이 흐르고 무성히 풀숲을 이루어 만물을 키워내고 비로소 사람은 오롯이 대자연의 풍요에 기대어 사람의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사람의 길이란 결국 자연에 상응하며 그 순리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다.

코로나19를 자연의 역습으로 보겠지만, 지금의 펜데믹 상황은 어느 때보다 자연과 더불어 상생하자는 자연의 절규일지도 모른다. 더불어 사는 삶이란 인간과 인간뿐이 아니라 사람과 자연으로, 생명과 생명으로 연장되는 포괄적인 삶을 의미한다. 그 삶 안에서 길을 찾는 이들이야 말로 진정한 에술가이며 자연인이며 진정한 지구인이다. 생명을 순환시키는 일은 자연의 에너지를 순환시키는 일이며 자연의 이치를 참으로 아는 이들이다. 그들은 바로 일회용 용기나 비닐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이웃이고 음식을 알뜰하게 관리해서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사람들이고 아껴 쓰고 나눠 쓰는 사람들이며 작은 실천을 차곡히 쌓는 사람들이다. 자연과 육화돼 상생하는 것은 다만 아주 작은 용기와 마음이 결여 되어 있을 뿐 결국은 실천의 문제다. 이양희 갤러리 숨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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