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식 TNS TECH 대표
강태식 TNS TECH 대표
스마트폰 때문에 예전보다 책을 안 읽는다고 한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도 책을 읽는 사람보다 일 년에 책을 한권도 안 읽는 사람이 더 많았다. 예전부터 책은 읽는 사람만 읽어왔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책을 가장 많이 읽는 사람은 `작가`라고 한다. 많이 읽으니 쓰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 쓰다 보니 더 읽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책에 전착하게 된다고 한다.

지역을 불문하고 책을 읽고 같이 나누는 책모임은 많다. 얼핏 보면 책모임은 비슷한 거 같지만 직접 참여해 보면 그 안에서 진행되는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어떤 모임이던지 간에 각각의 개성과 목적이 있다. 단순히 책 한권을 선정해 읽고 정해진 날짜에 만나 이야기하는 수준을 넘어 특정 분야를 정해 읽어가는 모임도 많다. 예를 들면 고전만 읽어 보겠다는 `고전모임`, 책을 직접 펜으로 옮겨 보겠다는 `필사모임`, 책을 읽는 `낭독모임`, 혼자서 읽기에 부담스러운 `톨스토이`, `로마인이야기` 같이 전집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모임, 그림책에 숨은 이야기를 유추해보는 `그림책 모임` 등등 여러 가지 목적으로 모임이 만들어지고 진행되고 있다.

책은 누가 읽느냐에 따라 감상이 다르고, 같은 책도 어느 시기에 읽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그 책을 읽은 사람을 읽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한사람의 필터를 거친 책을 읽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쓴 저자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모임 참가자들은 감동을 받고 변화를 갖는다. 이런 것 들을 사람들은 알기 때문에 혼자서 읽어도 될 책을 같이 읽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가끔씩 다른 사람을 만나 일상의 수다를 떠는 일도 빠질 수 없다.

독서모임은 저마다 특색이 있지만 중년의 시기에 가장 필요한 모임은 `부부독서모임`이라고 말하고 싶다. 남녀가 서로 사랑해서 부부의 인연을 맺고 자녀를 낳고 키우다 보면 일정 정도의 의무감으로 살아간다. 또 중년의 나이를 넘기다 보면 우리 부부가 잘 살고 있는지, 남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가 궁금하기 마련이다. 평상시에는 동성끼리만 말을 하다 보니 내 남편, 내 아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생각도 궁금하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부부친목모임`이 아니라 `부부독서모임`이다. 독서모임에 참가한 사람들은 그 달 선정된 책에 대한 자세한 정보 보다는 말하는 사람의 생각이 더해진 스토리 듣고 싶어 하듯이 부부독서모임도 책을 통해 내 생각을 말하고 아내의 생각을 듣고 다른 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래도 내 남편이, 내 아내가 모나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본인의 이기심을 조금 누그러뜨릴 수 있다.

부부독서모임의 최고 장점은 부부끼리 진솔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한 집에 산다고, 같은 이불을 덮는다고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는 없다. 게다가 중년이 넘으면 부모, 형제, 자녀, 직장이야기로 둘 만의 대화시간이 줄어들거나 그나마 시간을 가진다고 해도 대화가 헛돌 수 있다. 부부독서모임은 그런 것을 해결해 준다. 특히 책을 통해 이야기를 하니 정제된 말투로 평상시 부부끼리 어떤 마음을 가졌는지는 확인해 볼 수도 있고 다른 부부에게 은근히 남편, 아내 자랑이나 반대로 면전에서 못했던 불만도 말할 수 있다.

또 하나 모임 속에서 부부사이가 오래된 분들에게 듣는 인생 경험은 또 하나의 장점이다. 그분들의 말은 지금 당면한 문제에 대한 길잡이가 되기도 한다. 가끔씩 가지는 회원끼리 사적모임은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다. 하는 일이 다르니 서로 눈치 보며 이야기 할 필요도 없다. 때문에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폭 넓은 대화가 가능하다. 지금 인터넷을 검색해서 살고 있는 지역의 독서모임을 검색해보고 모임 중에 부부독서모임이 있다면 가입을 해보자. 책을 읽어야 하는 또 하나의 동기에 빠지게 될 것이다. 강태식 TNS TECH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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