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가을이 성큼 다가오는 시점에 갑자기 봄을 대표하는 노래인 `벚꽃 엔딩`의 가사가 나와 당황하시는 독자 분들이 계실 것이다.

지난 2010년대 초반부터 `벚꽃 피는 순서대로 지방대 문 닫을 것`이라는 문장이 나왔다. 그리고 이 문장은 `벚꽃 엔딩`이라는 제목으로 압축돼 지방대의 위기를 상징하는 대명사가 됐다.

올해 6월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지방대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1년도 올해 전체 대학의 충원률은 91.4%로 미충원 인원이 4만 586명에 달했다. 미달 인원은 내년부터 매년 증가해 24년에는 10만 명에 이를 수 있으며, 지방대 10개교 중 1개교는 신입생 충원율이 `50% 미만` 일 것으로 예상됐다.

적게는 수십 명부터 많게는 수백 명까지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혹독한 현실을 경험해온 지방 대학들은 긴장을 끈을 늦추지 못하는 이유다.

우리 충청권에도 총 53개의 지방대가 있다. 우리나라 비수도권 대학 213개 중 충청권 대학이 26%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필자도 보고서를 보며 충격을 받았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현재 이 상황을 `재앙적 위기`라고까지 밝혔다.

지방대의 충원률 미달이 `재앙적 위기`인 것은 단순히 대학이 문을 닫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지방대는 지역 인재 양성의 요람이며, 인재 유출과 산업 붕괴를 막는 댐이다. 아울러 지역의 경제·문화·복지 등 지역 생활의 중심이다.

지방대가 무너지면 지역의 인재가 수도권으로 유출되고, 이는 곧 지역 경제의 위축으로 지역 공동화가 발생해 국가균형발전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것이 자명하다.

필자는 현재 더불어민주당 반도체기술특별위원회(반도체특위)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당 지도부가 주재한 반도체특위 전체 회의에서 산업 인재 양성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현재 각 지방에 있는 공과대학 졸업생들이 취업하지 못해 수도권 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광주를 인공지능 특화도시로 지정한 것처럼 지역별로 경쟁력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했다.

필자는 `서울 명문대 위주만의 인력 양성이 아닌 지방대와 지방 마이스터고의 우수한 인재 양성도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다.

지방의 인재 육성 사례로 주요 선진국 중 독일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독일 경제의 근간이 되는 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아디다스·지멘스 같은 대기업들은 지방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 기업들은 지방대와 산학을 연계해 우수한 인적 자원 양성과 양질의 일자리가 조화를 이루며 지역 경제가 함께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다.

우리도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된다. 필자가 지난 기고문에서 밝혔듯이 기업 본사의 기능을 지방으로 이전·확충한 기업에 대한 과세 특례 제도를 확대해 본사 이전을 적극 장려해야 한다. 지방대 또한 학과 통폐합 및 지역 산업 특화학과를 신설하는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 더불어 기업과 지방대의 산학 연계가 강화될 수 있도록 정부의 강력한 지원 방안 정책도 검토돼야 한다.

언제나 그랬듯 내년 봄에는 우리나라 모든 대학교에서 새 학기가 시작되고 신입생들이 입학할 것이다. 전국 곳곳에서는 `벚꽃 엔딩` 노래가 울려 퍼질 것이다. 그리고 지방대의 `벚꽃 엔딩`에 대한 기사들도 쏟아지겠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젠 끊어내야 한다.

여당의 K-뉴딜 지역균형뉴딜지원단장으로서 지방대의 `벚꽃 네버엔딩`을 위해 지방대 인재 육성에 관한 입법 방안과 기업과 지방대 산학 연구 강화 정책을 적극 검토하겠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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