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석 남대전농협조합장
강병석 남대전농협조합장
우연히 책을 뒤적이다 잊고 있던 돈이 나온다면 과연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집사람 몰래 감춰두었던 비상금을 시간이 흐른 뒤 찾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 기분이 어떤지 대충 짐작이 갈 것이다. 나만 알고 있는 비밀 장소에 비상금을 잘 숨긴다고 숨겼다가 어느 순간부터 잊고 지내면서 비상금을 생각 못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과연, 잊고 있는 우리의 돈은 과연 비상금뿐일까? 우리가 알게 모르게 갖고 있던 각 은행의 통장들. 그리고 주변 지인의 권유로 가입했던 보험에 체면치레로 한두 번 입금하고 말았던 돈들 이런 돈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최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국내 금융사 가운데 최초로 출시한 `휴면예금·보험금 찾기` 서비스를 통해 지난 4일까지 지급된 휴면예금과 보험금은 총 56억 원이라고 한다. 이 서비스는 지난달 21일 출시돼 2주 만에 27만 5000건의 휴면예금과 보험금을 되찾아줬다. 1인당 평균 수령액은 3만 400원, 1건당 평균 2만 300원 수준이다. 100만 원 이상 고액을 찾아간 이도 76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면이라 하면 예금은 5년 이상, 보험금은 3년 이상 거래가 없는 것을 이야기한다. 최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으로 소비자들이 찾아가지 않은 숨은 보험금이 약 12조 6000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휴면예금은 2조 7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 포인트도 마찬가지다. 신용·체크카드 이용금액 등에 따라 신용카드 회원에게 적립되는 포인트의 경우 5년이 경과하면 소멸돼 카드사의 수익으로 반영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예금과 보험은 본인들이 낸 돈이니 기억하고, 내 재산으로 생각하지만 카드 포인트의 경우 본인의 지출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지난 1월 5일부터 카드 포인트 현금화 서비스가 시작됐고, 소비자들은 카드 포인트를 간편하게 현금으로 이체·출금해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허용할 수 있게 되면서 많은 카드 이용자들의 관심을 갖게 됐다.

휴면예금은 카카오뱅크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등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를 통해서도 조회할 수 있다. 현재 휴면예금 조회 서비스는 금융감독원과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어카운트인포`, 서민금융진흥원의 `휴면예금 찾아줌`, 행정포털 `정부 24`, 은행연합회의 휴면예금계좌 검색 사이트 등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굳이 은행을 방문하지 않아도 애플리케이션 설치로 쉽게 처리할 수 있는 편리성이 있다. 스마트폰을 조금이라도 다룰 줄 아는 사람이라면 주변의 도움 없이도 혼자서 충분히 스스로 할 수 있는 서비스다.

특히, 지난 1월 출시해 카드 포인트 현금화 서비스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어카운트인포에서는 지난 5월 말까지 총 182억 1000만 원의 휴면예금이 현금화됐다. 하루 평균 1억 3000만 원이 주인을 찾은 셈이다. 신청 건수도 120만 건에 달했다. 카드 포인트의 경우 내가 직접 돈을 낸 것이 아니므로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잊고 지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카드 포인트 또한 현금화가 가능하므로 꼭 찾아봐야 할 내 재산이다.

우리의 기억 속에는 없지만 깊이 숨겨져 있던 나의 예금과 보험. 그리고, 카드 포인트도 이제는 간단한 조회만으로도 찾을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 됐다.

오늘이라도 내 잊고 있는 돈은 없는지 확인해 보는 것을 적극 추천해 본다. 강병석 남대전농협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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