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공연계, 줄지 않는 감염병 확산세에 내년도 라인업 '고심'
민간공연단체 "내년엔 공연 올릴 수 있을까" 우려 깊어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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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에는 코로나 종식이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상황이 좀처럼 호전되지 않아 내년에 공연을 올릴 수 있을지 조차 걱정이네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역 공연계의 내년도 공연 라인업 설계에 적신호가 켜졌다. 당초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하반기에는 감염병 확산세가 완화될 것으로 낙관했지만, 거리두기 조치가 3단계 이하로 내려오지 않아 내년도 흐름을 예측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공연계의 경우, 하반기로 들어서기 전 다음해 공연 일정을 설계한다. 최소 9월까지 공연 테마와 방향성을 설계하고 10월 예산심의과정을 거쳐 11월까지 세부 프로그램과 일정 등을 수립한 후 12월-1월 초 라인업을 발표하는 방식이다.

대전예당 역시 내년 시즌 공연 라인업을 계획 중이지만, 지역 순회공연과 해외 연주자의 내한·컬래버레이션 공연을 라인업에 포함할지를 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순회공연의 경우 단원 중 확진자가 발생할 시 공연 취소로 이어지며, 해외 입국자의 경우 2주간 자가격리 조치가 이뤄짐에 따라 스케쥴 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전예당 한 관계자는 "해외 공연의 경우 대규모 오케스트라 단체 등을 초청하는 경우도 있다 보니 입국 제한이 풀리지 않는 이상 무대를 올리기 어렵다"며 "단계별로 좌석 수용 인원이 계속 변경되다 보니 그에 따른 시민들의 피로도가 높아질 것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대관공연 의뢰를 맡아 진행하는 지역 공연 기획사들도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예정돼 있던 공연들도 거리두기 3-4단계가 지속되며 줄줄이 순연·취소되는 상황"이라며 "부득이 공연을 올리지 못할 경우 다음해 공연장 대관 우선순위로 고려된다. 이러한 추세가 내년 `대관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기획공연의 경우 좌석 수용 인원이 30%로 제한되다 보니 티켓 수익이 나지 않아 취소하는 추세"라며 "내년도 공연 의뢰도 예년에 비해 줄어든 상황에 자칫 지역 공연 콘텐츠가 부실하다는 인식이 자리잡을 수 있어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지역 민간 공연단체들은 내년도 공연 라인업 설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조차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민간 공연단체 한 관계자는 "이맘때 쯤 틀을 잡은 후 콘텐츠 구상과 대관 신청을 진행해야 하는데, 올해 일정도 틀어지다 보니 방향을 잡기 어렵다"며 "올해 수익도 예년의 절반조차 거두지 못 했는데 내년에는 공연을 올릴 수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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