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민항유치추진위가 어제 충남도청 광장에서 "충남민항 건설이 정치권과 정부의 무관심 속에 전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신속한 민항 건설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쉽게 풀릴 줄 알았던 충남민항이 의외의 난관에 봉착해 있다. 국토교통부의 제6차 공항개발계획에 포함됐지만 예비타당성 조사 문턱을 넘기가 만만치 않은 듯하다. 충남민항은 올 3분기 중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에 선정돼야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이 가능하다.

충남민항 건설의 가장 큰 통과의례는 예비 타당성 조사라고 할 수 있다. 국토부가 기재부에 예타 대상 사업 신청을 하면 기재부가 타당성 검토를 거쳐 대상 사업으로 선정하는 절차다. 충남민항 건설이 이런 수순으로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올 10월 예타 사업으로 선정되고, 6개월 간 예타를 거쳐 타당성 검증 후 곧바로 기본계획과 설계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언뜻 보면 충남민항이 별문제 없이 순항하는 듯 하지만 꼭 그런 것 만도 아니다. 국토부가 충남민항과 백령공항 가운데 한 곳만 올 3분기에 예타 대상 사업으로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두 개의 공항을 동시에 예타 신청할 경우 우선순위 등으로 서로 불리할 수 있다는 논리다. 국토부의 속내를 알 수는 없지만 충남민항보다 백령공항을 먼저 신청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백령공항은 충남민항과 달리 여객 수요보다는 도서 지역을 연결하는 개념이 포인트다. 3분기가 안되면 4분기에 신청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게 왠지 석연치 않다.

충남민항은 최근 공항개발 계획에 반영되고, 집권 여당의 후보들이 다투어 대선 공약으로 내걸면서 분위기를 타고 있다. 여당 내 대선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도 충남민항에 부정적이었다가 찬성 입장으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남 민항은 과거 20여 년 간 냉탕 온탕을 반복했던 전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여러 정권에 걸쳐 공항개발계획에 반영됐지만 번번이 예타 문턱에서 좌절됐다. 이런 연유로 20대 대선을 앞둔 지금 충남의 민관정이 합심해 고삐를 바짝 죄야 한다. 공항 수요가 훨씬 많은 충남공항이 도서지역 백령공항과 경쟁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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