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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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여성 A 씨는 최근 목에 가래가 낀 것 같은 답답함과 목소리가 변하는 증상이 생겼다. 쉬면 나아지겠거니 여겼는데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고 목 앞에 몽우리가 잡히는 증상까지 생겼다. 병원을 찾은 A 씨는 `갑상선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갑상선암은 수술 후 생존율이 높아 `착한 암`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미분화암(세포 기원을 전혀 파악할 수 없는 암)은 성장 속도가 빨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모습도 지니고 있다. 2018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갑상선암은 위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했다. 특히 전체 갑상선암 발생자 2만 8651명 가운데 여성이 2만 1924명으로 남성보다 3.3배 많았다. 최근 갑상선 환자들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조기 진단과 예방이 강조되고 있다. 윤대성 건양대병원 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갑상선암의 진단과 치료 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발생 빈도=갑상선은 목 전면에 나비모양으로 기도를 감싸고 있는 장기로, 자율신경과 관련된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이다. 이곳에 생기는 암을 총칭해 갑상선 암이라고 한다. 갑상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여성을 중심으로 발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갑상선암이 급격히 늘어나게 된 것은 발병 요인 증가보다는 진단율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추측된다. 갑상선암은 여자가 남자보다 많고, 일반적으로 30-50대에서 유병률이 가장 높다. 남녀 연령에 따른 발생률에도 차이가 있는데, 소아에서는 남녀 모두 갑상선암 발생이 매우 드물다. 여자는 20세 이후 증가하기 시작해 50세까지 늘어난 뒤 감소하는 반면, 남자는 40세 이후 증가하기 시작해 꾸준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진단=갑상선암은 전혀 특별한 증세 없이 갑상선 부위에 멍울(혹·덩어리)이 만져져서 병원에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갑상선 부위의 멍울이 만져진다면 그중 20-30%가 암으로 판명된다. 대부분 수술 전에 초음파 촬영, 세침흡입 세포 검사, 총 조직 검사, 컴퓨터 촬영 등을 통해 갑상선 암으로 진단돼 수술이 결정된다. 일부의 경우 수술 전에는 암으로 판정할 수 없어서 수술 뒤 제거된 갑상선 조직의 조직학적 현미경 검사에서 암으로 판명된다.

◇치료·수술=갑상선 암의 치료는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목 부위는 숨 쉬는 기관지, 음식을 먹는 식도,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 정맥, 신경 등 중요한 조직들이 분포돼 있어 이러한 기관이 손상을 받거나 암이 그곳까지 파괴시켰다면 심각한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다. 갑상선 암은 다행히도 대부분이 분화가 좋으며, 적절한 수술과 수술 뒤 방사성 옥소, 호르몬 치료로 완치할 수도 있기에 수술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갑상선 암은 크게 경과가 아주 좋은 분화암과 경과가 아주 나쁜 미분화암으로 나뉜다. 이중 분화암이 90%를 차지한다. 분화암은 여포성암과 유두상암으로 나뉘며, 미분화암보다 외과적인 절제술로 경과가 월등히 좋다.

최근에는 작은 크기의 갑상선 암 또는 양성 종양의 경우에 전경부(목 앞쪽)의 수술 상처를 피하고, 겨드랑이나 유륜(유두주위) 부위에서 작은 상처를 통해 내시경 수술로 갑상선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도 이뤄지고 있다. 로봇수술장비로도 수술이 활발하다. 로봇 내시경 시술로 갑상선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수술 부위가 보이지 않고, 기존 수술보다 통증이 적어 수술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갑상선 암의 조직학적 종류, 크기, 위치, 주변 조직으로 침윤 여부 등에 따라 수술의 범위나 종류가 결정된다.

갑상선암으로 갑상선 절제술을 받은 환자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수술 후유증으로 약 1%에서 목소리를 조절해주는 후두 신경의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약 6개월 내지 1년이면 거의 회복되기도 하고 일부는 성대 성형수술로 치료될 수 있다.

장진웅 기자·도움말=윤대성 건양대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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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성 건양대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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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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