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 현수막 내건 진친군민 포용력 빛나

진천군민들이 환영 현수막을 내걸고 아프간인의 입소를 반기고 있다. 사진=진천군 제공
진천군민들이 환영 현수막을 내걸고 아프간인의 입소를 반기고 있다. 사진=진천군 제공
[진천]충북도와 진천군은 27일 한국을 도왔던 아프가니스탄인 377명이 이날 낮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입소했다고 밝혔다.

인재개발원에 입소한 이들은 앞서 26일 오후 4시 24분 한국군 수송기 편으로 귀국해 김포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이날 오전 9시 20분께 14대의 전세버스에 30명씩 나눠 타고 진천으로 이동했다. 이날 입소한 아프간인은 모두 76가구 377명으로 남성이 194명, 여성은 183명이다. 입소자 중 231명(61%)이 미성년자이고, 만6세 이하도 110명이다. 60세 입국자도 1명 있다. 이들 입소자들은 정착지가 정해질 때까지 8주 가량 이곳에 머문다.

이날 우한교민에 이어 아프간기여자를 품은 진천 주민들의 포용력이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이날 진천 주민들은 도로변에 `여러분의 아픔을 함께 합니다. 머무는 동안 편하게 지내다 가시길 바랍니다`는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입소를 반겼다. 이 곳 주민들이 지난해 1월 코로나19가 창궐할 당시 중국 우한에서 들어온 교민을 보듬었다. 당시 우한 교민 173명은 주민들의 따뜻한 배려 속에 2주간 인재개발원에서 생활한 뒤 건강하게 퇴소했다. 지난해 3월 유럽서 들어온 코로나19 무증상 내외국인들의 임시생활시설로 충북혁신도시 내 법무연수원이 포함됐을 때도 주민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아프간 협력자와 가족들을 또 한번 따뜻하게 품은 주민들에게 정부 측은 연거푸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 25일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윤창렬 국무조정실 1차장과 강성국 법무부 차관은 "혼날 각오를 하고 왔는데 또다시 따뜻한 마음을 보여줘 감사하다"며 고개 숙여 고마움을 전했다.

이들은 앞으로 2주간 격리 조처돼 외부와 접촉이 제한된 상태로 지내야 한다. 다만 보호자가 필요한 12세 이하의 아동이나 장애가 있는 경우는 가족과 함께 지내도록 3-4인실을 배정했다. 이들에겐 매 끼니마다 도시락이 제공된다. 도시락은 이들의 종교를 고려해 돼지고기 등이 없는 할랄식품으로 구성된다. 아이들이 많은 점을 고려해 2주 격리가 끝난 뒤에는 시설 안에 임시 보육시설도 생긴다.

현재 시설에는 통역인 1명이 상주하며 입소자 편의를 돕는다. 전화 통역이 가능한 `통역인 풀`(9명)도 뒀다. 시설 내 치안은 경찰 1개 기동대와 법무부 직원 14명으로 구성된 안전요원들이 맡았다. 경찰은 시설 외곽에서, 법무부 직원은 시설 내 안전을 책임진다. 진천군도 이들이 퇴소할 때까지 7개 대응상황실을 운영하며 생활을 도울 계획이다.

이들 입소자들은 퇴소 후 거주 이전과 취업이 자유로운 비자(F-2)를 받아 스스로 의사에 따라 지낼 곳을 선택하게 된다. 이를 위해 법무부는 이들의 자립을 돕는 한국어·문화·법질서 등 사회적응 교육에 나설 예정이다. 생계비, 의료비, 주거지원비 등 초기 정착에 필요한 지원도 관계부처가 협의하는 중이다. 김진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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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인들을 수송하는 버스 행렬이 인재개발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진천군 제공
아프간인들을 수송하는 버스 행렬이 인재개발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진천군 제공
강성국 법무부 차관과 이시종 충북지사 등이 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손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충북도 제공
강성국 법무부 차관과 이시종 충북지사 등이 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손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충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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