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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교과서 밖 선생님

2021-08-26 기사
편집 2021-08-26 07:05:32
 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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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성준 에듀캣팀 기자
청소놀래기는 물고기 입속에 들어가 기생충을 잡아 먹거나 낡은 피부를 청소한다.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소등쪼기새는 대형 초식동물의 등에 올라타 기생충을 잡아먹거나 입속을 청소해주며 공생한다. 포식자와 피식자가 서로 협력해 더 나은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연이 주는 교훈이다.

자연생태계는 존재 그 자체로 교육적 역할을 한다. 인간은 자연을 관찰하며 지식과 교훈을 얻고, 정서적으로 치유 받는다. 때로는 한낱 미물로 여겨지는 생물이 인생의 스승이 되기도 한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거머쥔 영화감독 '크레이그 포스터'에게 문어는 최고의 스승이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한 바다에서 문어를 관찰하며 얻은 지식과 교훈을 영상에 담아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을 제작했다.

카메라에 담아낸 문어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문어에게 갖고 있는 편견을 송두리째 날려버린다. 문어는 다리를 뻗어 인간과 교감하고, 물고기 떼와 장난을 치며 사회적 동물의 모습을 보여준다. 천적인 파자마 상어와 사투를 벌일 때는 상어의 등 뒤에 올라타 제압하는 지능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의 아들 톰도 성장과정에서 해양생태계를 경험하면서 삶의 변화를 맞이한다. 크레이그 포스터는 "아들이 자기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뚜렷해지고, 자신감이 높아졌다. 무엇보다 성정이 온화해졌다"며 "이는 자연에서 수천 시간을 보낸 아이가 배운 교훈"이라고 말한다. 자연이 성장하는 아이에게 미치는 이로운 교육효과다.

최근 세종시교육청은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놀며 학습할 수 있는 아이다움 '생태 놀이터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놀이터는 물, 불, 흙과 같은 지구 구성의 필수요소를 통해 자연을 배우며 성장하는 '놀이공간'과 마을의 농업을 체험하고 재배한 농작물을 직접 요리해 보는 '체험 공간', 기본적인 운영지원을 위한 '관리 공간'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도심에서 자연생태계를 접할 기회조차 얻기 힘든 아이들에게 체험교육의 장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희소식이다. 아이들이 자연이라는 특별한 선생님에게 교과서 밖 생생한 지식을 얻길 바란다. 김성준 에듀캣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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