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경 대전을지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김대경 대전을지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백신, 맞아도 될까요?" 요즘 주위로부터 흔히 받는 질문이다. 여기서 `백신`은 물론 코로나19 백신이다. 각종 부작용 관련 보도를 접하면서 이런 우려가 생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질병관리청에서는 접종 관련 이상반응을 분석해 매주 1회 업데이트해 공개한다. 지난 18일 등록된 24주차 보고서에 의하면 총 3097만 4836건의 접종에서 14만 345건의 누적 이상반응 신고가 접수되었다. 관련 증상으로는 근육통(27.6%), 두통(26.3%), 어지러움(17.5%) 등이 가장 흔하고, 과민성 쇼크, 중환자실 입원 등 중대 이상반응도 6494건(4.6%) 발생하였다. 신고 시점 사망 사례는 460건, 신고 후 사망은 213건이다.

이런 숫자들을 죽 보다 보면 백신 관련 위험도가 상당한 듯 느껴진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10만 접종 당 중대 이상반응 발생률은 21건(0.021%), 사망률은 2.17건 (0.002%)이다. 더욱이 이 통계 숫자는 이상반응으로 의심되어 신고된 건을 합산한 것이고, 백신과 이상반응간 인과성이 증명된 것은 아니다. 즉, 백신을 맞은 후 발생한 증상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원인에 의한 것까지 자료에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사망 건의 경우 사례의 절반이 80대 이상 연령층이며, 추정 사인으로 허혈심장질환이 86건으로 가장 많았고 급성 심장사, 뇌졸중, 폐렴, 패혈증이 뒤를 이었다. 모두 고령에서 흔한 사망 원인들이다. 총 139건의 부검이 이루어졌는데, 실제 인과 관계가 인정된 것은 혈소판감소성 혈전증(AZ 백신)과 심근염(화이자 백신)으로 사망한 2건이었다.

물론 가능성이 극히 낮다 해도 건강히 생활하던 사람이 접종 후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것은 매우 두려운 일이다. 하지만 다양한 임상 자료에서 백신 효과가 그 위험성 보다 크다고 보고된 바 있고, 현 상황에서 많은 사회 구성원이 면역을 획득하는 것이 필요하기에 앞서 질문에 대한 필자의 답변은 대체로 "Yes"이다. 여기서 `대체로`라고 표현한 것은 연령대와 사회적 활동 범위에 따라 답이 조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감염 시 중증 질환으로의 진행 가능성이 높은 노년층은 백신에 의해 가장 큰 보호를 받는다. 당연히 백신접종이 필요하다. 나아가 백신에 여유가 있다면 이 연령층 대상의 부스터 샷 시행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주 사회 경제 활동 계층인 청장년층도 백신접종을 받는 것이 타당하다. 감염되었을 경우, 전파력이나 사회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같은 생활공간 내 노약자나 보건 취약층 보호를 위해서도 접종이 필요한 연령층이다. 다만, 대인 접촉이 적은 직종에 종사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1인 가구 구성원이라면 백신접종은 선택 사항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지속적인 사회적 접촉이 있음에도 본인 건강에 스스로 자신 있다는 것만으로 접종을 거부하는 것은 곤란하다. 코로나 감염은 기존 건강상태와 관계없이 밀접 접촉에 의해 이루어진다. 감염 후 무증상으로 지내다 자연 면역을 획득하여 본인은 아무 문제 없을 수 있지만 소중한 주변 사람들에게 감염원으로 작용할 수 있고, 때로는 과다한 자가 면역 반응에 의해 심각한 폐손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유소년 층은 조금 사정이 복잡하다. 감염 시에도 무증상 또는 경미한 증상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감염에 따른 위험도는 높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 학교생활을 하고, 함께 거주하는 가족이 있으므로 감염 시 파급 효과는 크다. 일반 성인에 대한 접종이 상당 부분 진행된 외국의 경우 유소년층 감염률 증가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미국 FDA는 화이자 백신에 대해 기존 16세 이상이던 나이 제한을 12세 이상으로 조정하고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국내 백신 지침은 16세 이상이지만 기준 조정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로 현재 미국에서 12세 이하 소아 대상 백신 임상 시험이 현재 진행 중이며, 미국 역사상 가장 집중적인 안전 모니터링하에 이루어지고 있다 한다.

김대경 대전을지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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