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막으면 거래절벽 심화 불가피
이사철 실수요자도 업계도 찬바람

부동산 시장이 정부와 금융권의 대출조이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호가만 높을 뿐 거래는 뜸한 나홀로 가격상승장에서 대출억제가 거래절벽을 장기화하는 추가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올 6월 대전의 주택매매거래량은 2018건으로 1년 전(6263건)과 비교해 무려 67.8%(4245건) 급감했다.

반기별로는 지난해 상반기 2만 3928건이던 주택매매거래량은 올 상반기 1만 4796건으로 38.2%(9132건) 줄어들었다. 전국적인 흐름도 비슷하다. 6월 기준 전국의 주택매매거래량은 지난해 13만 8578건에서 올해 8만 8922건으로 35.8% 감소했다. 1-6월 누계 주택매매거래량 역시 지난해 62만 878건에서 55만 9323건으로 9.9% 준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올 6월을 기점으로 최고세율 75%에 달하는 양도소득세 중과 적용을 예고하며 다주택자들에게 매도를 유도했지만 기대와 달리 증여와 버티기로 돌아선 결과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임차인 주거안정을 내세운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3법 또한 매물잠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빅데이터 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대전의 매물(매매+전세+월세)은 이날 현재 9076건으로 1년 전(1만 2034건)보다 24.6%(2958건) 줄었다.

집값은 고점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 통계로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7월까지 누계로 9.96%(전국 8.73%) 상승했다. 전세가 변동률도 9.94%로 전국 평균 5.88%를 크게 웃돌고 있다. 추세대로라면 대전 부동산 시장은 불장을 연출한 지난해 매매가(18.14%) 및 전세가(14.63%) 연간 상승률을 넘어설 개연성이 짙다. 아파트 매매가격도 상승일로다. 평균매매가는 지난해 6월 3억 866만 원에서 1년여 만인 올 7월 3억 8662만 원으로 7795만 원 올랐다. 대전 5개 자치구 중 신도시 조성이 한창인 유성구의 평균매매가는 올 4월 이미 5억 원대로 껑충 뛰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수요자는 집값이 너무 올라 매매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주택보유자는 가격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생각에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내놓는다고 해도 호가를 세게 올리는 게 지역 부동산 시장의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구조적으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마당에 대출까지 막는다면 지금의 거래절벽은 더욱 깊고 길어질 수밖에 없다"며 "가을철 이사를 앞둔 실수요자에겐 가혹하고 이사 수요로 거래가 좀 살아날까 기대한 부동산 업계는 찬바람을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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