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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생각] 지역의 정책 역량과 삶의 질

2021-08-23 기사
편집 2021-08-23 0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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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지역주민 삶의 질은 각 지방정부의 자율적 정책 수행과 이 정책 수행의 역량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특히, 경제나 복지와 관련된 지방정부의 정책 자율성과 역량은 그 지역 주민의 소득, 일자리, 생계유지, 사회보장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론, 각 지역의 부존자원이나 경제발전 수준의 차이, 중앙정부의 국가정책 등이 지역주민의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지방자치가 강화되고 발전하면 할수록 지방정부의 정책 자율성과 정책 역량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지방정부는 재정이나 정책수립에 있어서 독립성이나 자율성이 매우 약한 실정이고, 그로 인해 지방정부의 정책 수립이나 집행 역량도 크게는 발전되지 못한 상태이다. 재정의 경우, 작년의 예를 보면, 조세수입 중 지방세의 비중은 23.8%에 불과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총 일반 재정지출액 중 지방정부의 지출액 비중이 39.0%였던 것을 보면, 지방정부의 중앙정부 의존은 상당히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20년 지방정부 전체의 지출예산 252조 3000억 원 중 46.6%에 해당하는 117조 7000억 원은 중앙정부의 지방교부금과 국고보조금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지방정부의 높은 재정의존은 지방정부로 하여금 독자적인 경제나 복지 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어렵게 만든다. 지방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수의 정책사업은 국고 보조사업이어서 자체사업은 정책사업 전체의 절반(2020년 48.2%)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고 보조사업은 중앙정부에서 수립한 정책에 따라 사업별 용도가 지정되어 있으며, 지방에서 대응자금을 투입하여 집행하는 사업이다. 따라서 국고 보조사업은 각 지역의 특성이나 발전 전략이 반영되기 어렵다. 더욱이, 국고 보조사업 중 절반 이상이 표준화된 사회복지 사업에 보조되고 있고, 지역경제나 개발 사업에 대한 보조금은 매우 작은 비중을 차지한다.

지역의 경제나 복지 측면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의 자원, 인력, 기술을 활용하여 지역의 특성과 발전 전략에 맞는 경제나 복지정책의 수행이 필요하다. 중앙정부 정책에 따르는 국고 보조금 사업도 물론 지역의 경제나 복지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지역의 특성과 필요에 맞게 수립되는 지역정책의 자체사업보다는 지역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덜 효율적일 것이다. 따라서 지방정부의 독립성과 자율성에 기초한 자체사업이 더 확대되고 발전되어야 지역의 삶의 질이 효율적으로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지방정부의 자체사업이 더 확대되려면 지방세의 비중을 늘려 재정자립을 증가시켜야 할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의 국고 보조금 대응자금을 줄여 지방정부의 자율적 지출여력을 증대시켜야 한다. 또 자체사업이 내용면에서 더 발전하려면 지방정부의 정책 역량이 크게 신장되어야 한다. 지방정부의 정책 역량은 지역의 경제·복지 정책 수립과 집행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는 물론, 지역 주민과의 소통과 협력 자세, 지역의 장기 발전전략 도출 능력 등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이 정책 역량의 신장이야말로 자체사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지방정부의 정책 역량은 지방의 재정이나 정책의 분권화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지방정부가 지역 산업계 및 시민들과 협력하여 일자리 창출, 소득 증대, 생계 유지, 사회보장 등을 위한 자체사업을 개발하고 수행할 역량을 키워야만, 지방정부의 자체사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발전될 수 있다. 지역주민 삶의 질도 결국 이를 통해서 더 효율적으로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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