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평균 매매가 85-102㎡ 5억 6000여만원
세종, 정치권 행정수도 완성론 영향 7억원대 급등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부동산 광풍에 대전과 세종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몇 년 사이 대전에서는 30평·3억원 대 아파트는 찾기 힘들어졌고, 세종시 집값은 7억원 대로 뛰었다. 대전 둔산동 크로바 아파트 단지.  [사진=대전일보DB]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부동산 광풍에 대전과 세종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몇 년 사이 대전에서는 30평·3억원 대 아파트는 찾기 힘들어졌고, 세종시 집값은 7억원 대로 뛰었다. 대전 둔산동 크로바 아파트 단지. [사진=대전일보DB]
대전 집값이 평균 4억 원대를 향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국민평형이라는 30평대 아파트 3억 원 시대는 사실상 저물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의 집값은 7억 원대로 껑충 뛰었다. 부동산 안정화에 자신감을 내비치던 현 정부가 수요공급의 시장원리를 외면한 채 규제일변도 정책기조에 빠진 사이 대전은 풍선효과로, 세종은 정치권의 설익은 행정수도 완성론으로 부동산 광풍이 휩쓸고 있다.

22일 정부의 주택가격 공식 집계기관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대전의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3억 8662만 원이다. 지난해 6월(3억 866만 원) 3억 원대로 진입한 뒤 불과 1년여 만에 7795만 원(25.25%) 오르며 4억 원 선에 근접해 가고 있다. 2014년 1월(2억 390만 원) 2억 원대로 올라선 아파트 평균가격이 2018년까지 내리 5년 동안 2억 초반선에 머물며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직상승한 셈이다. 대전 집값은 2019년 2억 중반대로 올라 숨고르기하다 지난해 1월(2억 8335만 원) 2억 후반대로 상승하고는 다시 6개월 만에 3억 원대로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2-3년 대전 등 지방 주택시장은 서울·수도권에 집중된 정부 규제를 피한 투기 등 수요가 몰리며 대대광(대전·대구·광주)이라는 신조어까지 낳았다. 이 기간 대전 아파트 매매가는 2018년 2.46%(전국 0.09%), 2019년 8.07%(〃 -1.42%), 2020년 18.14%(〃 7.57%) 폭등했다. 만연한 주택공급부족과 풍선효과가 화학적으로 결합하면서 다른 지역과 비교해 안정세를 보이던 대전 주택시장을 과열 양상으로 밀어올린 것이다.

민간 부동산 조사기관인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 조사결과는 더 도드라진다. 7월 기준 대전의 중형(전용면적 85-102㎡) 아파트 평균매매가는 5억 6891만 원, 중소형(60-85㎡)도 3억 5787만 원에 이른다. 특히 30평대 중형 아파트는 KB가 통계를 잡기 시작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3억 원 박스권에 있었으나 지난해 1월(4억 984만 원) 4억 원대에 이어 연말인 12월(5억 296만 원) 5억 원대를 돌파했다.

세종의 집값 상승 폭은 훨씬 더 가파르다. 부동산원 통계로 불과 2년 전인 2019년 3억 원 선이던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이 지난해 4억 대와 5억 대를 동시에 깼고 7월 들어 7억 2727만 원으로 대폭 상승했다. 이는 인천을 포함한 6대광역시 평균(3억 8313만 원)의 2배에 가깝고 서울·경기·인천 즉 수도권(7억 2126만 원) 평균보다도 높은 것이다.

KB국민은행의 면적별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으로 세종의 중형 아파트는 7억 8327만 원, 중소형은 5억 5750만 원이다. 세종의 아파트값은 여권 유력인사의 행정수도 완성론 발언이 나온 지난해 44.93% 폭등했다. 국회세종의사당 세종 설치 등 주요 현안이 지지부진하면서 올 들어 세종 집값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하지만 향후 대선 정국과 함께 또 다시 요동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승현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