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기존 보험을 유지한 채 보험료를 조정해 부족한 보장을 확대하거나 불필요한 보장을 축소하는 등의 방법이 있음에도 일부 보험 판매자는 자신의 계약 실적을 올리기 위해 저렴하고 혜택이 많은 기존 보험을 해지시키고 이보다 좋지 않은 신규 보험을 가입하게 하는 등 금융소비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리모델링이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섣불리 보험을 갈아탄 후 기존 보험이 좋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돼 원상복구를 하려해도 안되는 경우도 종종 있어 금융감독원은 올해 4월 `금융소비자 경보`를 발령하고 보험 리모델링 과정에서 불완전판매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만일 보험 리모델링을 권유 받은 경우 먼저, 신규 가입시 보험료 총액이 상승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자. 보장은 동일한데 보험료가 줄어든다면 당연히 갈아타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신규 보험 가입으로 판매수수료를 재차 부담하게 되고 가입연령이 높아져 전체 보험료가 오히려 올라갈 수도 있다. 둘째, 가입이 거절될만한 질병이 있는지 살펴 봐야한다. 만약 질병 이력이 있으면 기존 보험으로 보장받던 질병도 신규 보험에서 제외되거나 신규 가입 자체가 거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신규 보험의 예정이율을 확인하자. 예정이율은 보험사의 자산운용 예상수익률인데, 예정이율이 높아지면 보험료가 저렴해지고 반대로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보험료가 비싸게 된다. 대체로 기존 보험의 경우 예정이율이 높아 보험료를 절감시키는 효과가 있다. 마지막으로, 정말로 불필요한 보장인지 다시 한번 확인해보자. 갈아탄 이후에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보상을 받지 못하여 경제적으로 큰 곤란을 겪을 수도 있다.
옛말에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다. 겉으로 볼 때 쓸모없어 보이는 것이 오히려 제 구실을 하게 된다는 뜻이다. 된장도 오래될수록 맛있듯이 예전에 멋 모르고 가입한 보험이 보험료도 저렴하고 보장도 많아 나이가 들어서 뜻하지 않게 효자노릇을 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자주 본다.
만약 보험 리모델링을 권유 받는다면 성급하게 기존 보험을 깨기 보다는 유지하면서 중복된 보장은 없애고 부족한 보장은 보충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체크해 보자. 기존 보험의 틀을 유지한 채 필요한 보장을 넣고 불필요한 보장을 제거한다면, 마치 우리가 평소 알고 있던 건물 리모델링과 흡사하여 만족도가 클 것이다. 다만, 불가피하게 갈아타야만 하는 경우, 물건을 살 때 요모조모 따지듯이, 갈아탈 보험의 장단점을 꼼꼼히 살펴보자. 보험은 일생에서 한 두번 발생하는 우연한 사고(위험)에 대비하는 것이다. 잘못 갈아타게 되면 오랫동안 잘 준비해 왔던 위험관리가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
아무쪼록 보험 리모델링은 자신의 재무상태, 연령 증가, 의료환경 변화 등을 고려하여 진행하되, 가급적 기존 보험계약을 유지하면서 진행하는 것을 다시 한번 당부드리고 싶다. 성수용 금융감독원 대전충남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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