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소방, 18일 부여 장암면 산불 현장에 특수호스배낭 전격 투입
산 정상까지 쉽게 올라가 무제한 방수로 진화 작업

사진은 지난 4월 23일 청양군 정산면에서 진행된 소방호스 1차 인증실험에 참가한 대원들이 실험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충남도 제공
사진은 지난 4월 23일 청양군 정산면에서 진행된 소방호스 1차 인증실험에 참가한 대원들이 실험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충남도 제공
"소방호스 덕분에 불이 난 장소까지 근접할 수 있었고, 더 빠르게 화재를 진압할 수 있었습니다."

충남소방본부가 개발한 `소방호스배낭`이 실전에서 그 가치를 더욱 빛냈다. 19일 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벌목작업 중인 부여군 장암면의 성홍산에서 산불이 발생, 소방호스배낭이 실전에 처음 투입됐다.

불이 난 현장은 여름철 산불이지만 벌목해 쌓아 놓은 나뭇더미가 많아 화세가 만만치 않았다. 또 소방차로부터 현장까지의 거리는 300m가 넘었다. 기존 15m 길이의 소방호스로는 20개 이상 반복 연결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소방호스가 개발되기 전에는 대원의 체력소모가 심해 소방헬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100m 호스가 들어있는 소방호스배낭으로 단 2번만 연결해 불이 난 장소까지 접근할 수 있었고 방수를 시작하기까지 걸린 시간도 기존 방식의 10분의 1로 단축했다.

특히 산불 현장에서 주로 쓰이는 잔불 정리용 등짐펌프와는 달리 소방차와 직접 연결된 호스를 통해 중단 없이 화재진압이 가능했고, 높은 압력으로 먼 거리까지 방수할 수 있어 뛰어난 효과성을 입증했다. 덕분에 화재는 1ha의 임야를 태우고 발생 6시간만인 오후 7시 40분쯤 모두 진압될 수 있었다.

직접 배낭을 메고 화재를 진압한 119특수구조단 송영찬 소방장은 "처음에는 호스가 잘 펴지고 있는지 몇 번 뒤를 돌아봤지만 금세 믿음이 생겼다"면서 "호스를 끌고 이동할 때보다 앞을 더 살필 수 있어 부딪히거나 넘어지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도 큰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최종운 기동대장은 "여러 번 실증 실험을 거쳤지만 실제 화재 현장에 투입한 첫 사례"라며 "9월 도내 모든 소방서에 배치해 대원들의 부담은 덜고 외국에 수출도 해서 한국 소방을 널리 알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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