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원 한국골프대학교 골프경영학과 교수
하상원 한국골프대학교 골프경영학과 교수
코로나19 펜데믹 속에서도 2020 도쿄올림픽은 33개 종목, 205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17일간의 일정이 종료되었다. 29개 종목, 237명의 선수가 출전한 우리 대표팀은 금 6, 은 4, 동 10, 합계 20개의 메달을 획득하여 메달 순의 종합 16위로 당초 계획한 종합 10위의 목표달성은 실패하였지만, 경기를 시청한 국민들은 올림픽 메달획득 이상의 가치를 갖고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선수들 또한 과거 메달획득이 국위 선양이자, 국력을 상징하는 시대를 넘어 올림픽이라는 꿈의 무대에서 스포츠 자체를 즐기는 경기내용을 보여주었다. 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끈기, 도전정신을 여실히 보여준 여자배구 선수들을 비롯하여 25년 만에 올림픽 결선 진출과 함께 20년 넘게 깨지지 않았던 235㎝의 한국 신기록과 4위의 성적을 낸 우상혁 선수가 보여준 경기를 즐기는 밝은 모습, 배드민턴 여자 복식 동메달 결정전 후 진한 동료애와 페어플레이 정신을 보여준 김소영-공희용, 이소희-신승찬 선수, 그리고 근대5종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전웅태 선수에 이어 4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정진화 선수가 보여준 진심 어린 축하장면이 메달보다 깊은 감동을 주었다. 이외에도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양궁 김제덕 선수와 박태환 선수 이후 올림픽 메달획득 가능성을 보여준 수영 황선우 선수를 비롯하여 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선수, 탁구 신유빈 선수, 배드민턴 안세영 선수 등 Z세대로 불리는 10대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과 함께 자기표현에 적극적이고 순위보다는 경기 자체를 즐기는 당찬 모습을 보여주었다. 국민들 또한 이러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에게서 진한 감동을 느끼는 동시에 성적과 무관하게 아낌없는 성원과 진심 어린 박수를 보냈다. 이는 과거 성적 지상주의를 탈피하여 결과보다 과정에서 보여주는 진한 감동과 스토리에 집중하는 스포츠의 새로운 흐름을 상징한다. 특히, 올림픽 초반부터 10대 선수의 돌풍을 일으킨 양궁의 김제덕 선수는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양궁경기에서 이례적으로`코리아 파이팅`을 큰소리로 외치며 자신의 긴장을 극복하고 동료선수를 응원하는 당찬 모습을 보여주었고, 예상치 못한 페미니스트 논란 속에서도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여 극도의 긴장 상황에서 82회의 심박수를 유지하면서 흔들림 없는 경기로 금메달 3개를 획득한 안산 선수도 국민에게 큰 감동을 주었고, 2024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선정한 2020 도쿄올림픽을 빛낸 최고의 올림피언 11명의 일러스트에 삽입되었다. 또한, 비록 4강 전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브라질과 세르비아에 연패하여 4위를 기록하였지만, 객관적 전력에서 절대적인 열세가 예상되었던 터키와의 8강전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풀세트 접전 끝에 극적으로 승리하며 원팀의 힘을 보여준 여자배구 대표팀과 그 중심에서 팀을 이끌며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준 김연경 선수는 도쿄올림픽에서 메달획득보다 더욱 값진 감동을 선사하였다. 과거 올림픽 참가 선수는 메달을 획득하여만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고, 메달획득이 가능한 선수가 메달획득에 실패하면 대중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만 하였다. 선수 또한 메달획득에 실패하면 대중의 따가운 시선과 뭇매를 고스란히 감내하는 것을 당연시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국민은 메달획득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메달보다 과정에서 보여주는 진한 감동과 여운이 있는 스토리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메달획득을 하지 못하였지만,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보여준 선수와 팀이 보여주는 진한 감동과 여운을 오롯이 느끼는 것이다. 이것이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메달획득보다 값진 성과이자 한층 성숙 된 국민의식이라고 볼 수 있다. 하상원 한국골프대학교 골프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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