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길하 시인
최길하 시인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출마선언 키워드가 `자유민주주의`다. 처음엔 어리둥절했다. 자유와 민주가 저항 받는다고? 누구나 할 말 다하고 사는 현실이다. 그러다 다음에 나오는 단어 `법치`와 연결해보니 이해가 갔다.

자유민주주의와 법치가 각각 다른 조각으로 흩어져 있으니 선뜻 이해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것을 "헌법질서에 의한 자유민주주의 수호"라고 말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일견 자유민주주의가 침해받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헌법질서를 흔드는 일은 진영의 논리 아래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정과 정의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진영의 입맛에 맞지않는 검찰수사와 법원판결이 나오면 적폐고 개혁해야 한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10년 전 판결까지 소환하여 뜻대로 고치려 들고 그러다 실패하면 판결을 부정하며 역사가 심판할 것이다고 한다. 그리고 어떤 시그널에 따라 떼창이 이루어진다.

그러니 자유민주주의가 심각하게 침해 받고 있다고 그 후보는 법률가로서 느꼈을 것이다. 말과 글의 질서를 논리라고 한다. 자유민주주의 앞에 법치나 헌법질서를 놓아 법치에 의한 "자유민주주의 수호"나 "헌법질서에 의한 자유민주주의 수호"라고 했으면 효과도 크고 울림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법치와 자유민주주의가 다른 조각으로 불리되니 상대진영의 공격 빌미만 주었다. 주제어 메세지가 흔들려서 전체적 효과는 반감됐다. 자유민주주의는 조금도 의심없는 세상 같지만 헌법질서에 의한 평등 공정 정의의 잣대를 놓고보면 분명 전반적으로 위기다. `금수저·흙수저`란 말이 생겨났고 `아빠찬스 엄마찬스`가 생겨났다. 개천에서 용이 많이 나는 고시제도도 있었지만 춘향전 때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정치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다. 지도자나 정권은 미래를 생각해야 된다. 공무원 급여가 500대 기업의 인건비를 앞서고, 공무원은 몇 년 사이에 대폭 증원되었다. 젊은 세대에게 짐만 잔뜩 지우고 있다. 그러니 누가 결혼하고 아이 낳겠나. 평생 벌어도 이젠 집 한 채 못 가지게 되었다. 과거를 고친다고 새로운 적폐가 형성되었고 새로운 기득권이 되었다. 그리고 "미래"를 캄캄하게 만들었다. 대통령? 어떤 미래를 설계할 것인가? 최길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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