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도입 기간, 기술 속도 따라가지 못해"
스마트ICT융합센터 가동률 3년간 '0'

충남테크노파크 전경. 사진=충남테크노파크 제공
충남테크노파크 전경. 사진=충남테크노파크 제공
[천안]충남테크노파크(이하 충남TP)의 장비가동률이 최근 3년 간 3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무진은 기술 발전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는 장비도입 시기와 전문 장비인력 부재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12일 충남TP 특화센터별 공용장비 운영 현황에 따르면 충남TP가 보유한 공용장비의 최근 3년간의 가동률은 지난 2019년 34.2% 2020년 35.0%, 올해는 7월 말 기준 33.5%를 기록했다. 센터별로 보면 자동차센터의 경우 2019년 57.1%, 2020년 46.8%에서 올해 17.3%로 급감했다. 스마트 ICT융합센터의 가동률은 3년 간 0% 였다. 바이오센터(56.7%)와 이차전지기술센터(54.3%) 만이 50%를 넘겼다.

충남TP의 장비가 외면받는 이유로 장비의 노후화가 지목된다. 충남TP에 따르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장비는 219대이다. 이 중 75대(약 34.2%)가 10년을 초과한 장비다. 6년을 초과한 장비도 60대나 된다. 충남TP의 장비가 산업의 변화와 기술의 발전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충남TP의 자동차센터다. 최근 자동차산업은 내연기관 차에서 전기차, 수소차 등 미래차로 재편되고 있다. 천안과 아산은 지난해 차세대 자동차 부품 강소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되며 지역의 부품기업들이 미래차로 체질을 바꿔가고 있다. 반면 자동차센터가 보유한 장비 대다수는 여전히 내연기관과 관련한 장비들이다. 미래차를 준비하는 기업들에게 자동차센터의 장비는 무용지물이다.

충남TP 실무진들은 장비 도입에 소요되는 기간이 장비의 노후화를 초래한다고 역설한다. 충남TP 관계자는 "장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기획을 하고 산자부나 중기부로부터 과제를 받아야 한다"면서 "예산이 결정되고 장비가 들어와서 세팅하고 인력이 운용법을 훈련하는데 3~5년이 걸린다. 그 기간 동안 이미 트렌드하지 않은 장비가 돼 버린다"고 토로했다.

장비 운용을 위한 전문인력의 부재도 가동률을 높이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장비 운용은 전문적 기술을 요구한다. 충남TP는 전담업무와 함께 장비운용을 겸하고 있다. 위탁사업비로 운영되는 기관이다 보니 사업 수주를 우선으로 한다. 장비 지원은 후순위로 밀린다. 일부 센터에서는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민간에 위탁을 주고 있다. 하지만 민간 위탁자는 장비 운용으로 수익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장비를 자신들의 제품 생산용으로 사용하는 폐해도 발생한다.

활용성이 낮은 장비를 매각하고 공간을 확보해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면 가동률을 높일 수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장비 도입 후 성과활용기간 5년이 지나면 장비를 매각할 수 있지만 이미 도입시점부터 10년이 지난 노후 장비를 처분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게 충남TP의 설명이다.

충남TP 기업지원단 관계자는 "특화센터별 장비 전담 인력 부족에 따라 현황조사 후 전담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라며 "사업 유치를 통한 장비 업그레이드와 신규장비를 도입하고 기업과 대학 등에 장비 홍보와 장비활용 교육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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