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의 심판 (스테판 안헴 지음·김소정 옮김/ 마시멜로 / 632쪽/ 1만 6800원)

전 세계 30개국에서 출간돼 200만 부 이상 판매를 올린 스웨덴 최고의 인기 스릴러 작가 `스테판 안헴`의 두번째 추리소설 시리즈가 출간됐다. 그는 현재 유럽에서 대중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범죄 분야 작가이자 스웨덴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20년 동안 여러 편의 대본을 집필한 시나리오 작가이자 인기 각본가로 활동한 저자는 `파비안 리스크` 형사 시리즈를 기획해 신작 `편지의 심판`으로 다시 돌아왔다.

앞서 이번 저서는 전작인 `얼굴 없는 살인자`에서 이야기가 끝난 줄 알았던 제2막이 시작된다. 약 10년 전 거짓말 같이 도착한 한 통의 편지로부터 시작된 복수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파란만장한 반전을 거듭한다. 과연 주인공인 형사 파비안이 스웨덴 정부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는 사건 앞에서 어떻게 용의자를 추적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내용이 후반부로 갈 때까지 예측할 수 없는 범인, 사건을 파헤칠수록 커져가는 의혹 앞에서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이 재미를 더한다.

이 소설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범죄 소설 장르인 누아르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북유럽에서 만들어진 차갑고 서늘한 스릴러 형사 시리즈물을 뜻하는 노르딕 누아르는 스웨덴의 대표적 거장 헤닝 만켈의 책을 시작으로 책 영화 드라마 등으로 펴져 나갔다.

북유럽의 신비롭고 고요한 풍경과 대비되는 잔혹한 사건을 중심으로, 복잡한 사생활에 둘러싸인 염세적인 주인공이 밤낮으로 수사에 몰두하며 편견과 증오, 위선 등 추악한 욕망에서 비롯된 어두운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는 스토리를 지닌 장르다. 특히 그의 저서는 잔혹한 사건 뒤에 가려진 인물들의 내면 심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특유의 서늘한 공포와 묵직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상황에 따라 주인공인 파비안은 수사관과 피해자, 범인의 시점 등을 넘나들며 보여준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독자로 하여금 훨씬 더 풍부한 상상력과 공포감을 선사한다.

특히 정교하고 치밀한 구성과 압도적인 서사, 연민이 느껴지게 하는 인물이 등장해 한 편의 영화 같은 흡입력을 자랑하는 이번 저서는 우리 현실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자행되고 있는 잔혹한 만행과 법의 불안정성에 대해 깊게 생각할 수 있게 한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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