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초대의장 서훈 2등급 여전
기념관 협소 추모각 부재…선양 사업 활성화 절실

천안시 목천읍에 소재한 석오이동녕기념관 모습. 사진=윤평호 기자
천안시 목천읍에 소재한 석오이동녕기념관 모습. 사진=윤평호 기자
[천안]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지났지만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초대 의장을 지낸 이동녕 선생의 선양사업은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임정 주석 등을 역임, 일생을 조국 독립에 헌신한 이동녕 선생의 서훈 등급 상향은 불발됐고 기념관은 협소하며 추모각도 부재한 실정이다.

3·1운동 100주년과 임정 수립 100주년인 지난 2019년 천안 태생의 이동녕 선생 서훈 등급 상향 요구가 빗발쳤다. 천안시의회와 충남시·군의장협의회가 `석오 이동녕 선생 서훈 등급 상향 촉구 건의문`을 채택했다. 청와대 국민청원도 제기됐다. 앞서 천안 출신의 독립운동가 유관순 열사의 서훈은 기존 3등급에서 2019년 2월 1등급으로 격상됐다. 이동녕 선생의 서훈은 각계 요청에도 여전히 2등급에 머물러 있다.

이동녕 선생은 기념관도 협소하다. 고향인 천안시 목천면 동리에 2012년 개관한 단층의 석오이동녕기념관은 건축면적 349.17㎡이다. 병천면 유관순 열사 사적지 내 유관순열사기념관은 규모가 542.7㎡이다. 석오이동녕기념관 규모가 유관순열사기념관의 64% 수준이다. 천안시는 유관순열사기념관 증축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상 2층 규모의 672.84㎡ 증축공간은 교육실을 구비해 학교 및 지역사회와 연계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내년 준공 목표인 기념관 증축사업에는 국비와 시비 등 총 28억 1500만 원을 투입한다.

이동녕기념관은 교육실이 없다. 유관순 열사 사적지는 추모각도 있지만 이동녕 선생 생가지는 부재하다. 유관순 열사와 달리 이동녕 선생은 표준영정도 없다.

천안시문화도서관사업소는 이동녕 선생 추모각과 교육관 건립, 기념광장 조성 등을 추진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지난 4월 석오이동녕기념관 활성화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구상했지만 1회 추경에 용역비 2000만 원을 확보 못해 무산됐다. 협소한 규모로 관람객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전시 구성도 힘든 여건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이동녕기념관 방문객은 2015년 1만 830명에서 2020년 2502명으로 뚝 떨어졌다. 올해도 7월까지 방문객은 1137명 뿐이다. 반면 같은 기간 유관순열사기념관은 3만여 명이 찾았다.

석오이동녕선생선양회의 염남훈 공동대표는 "선생의 공훈과 위상에 비해 선양사업이 미비하다"며 "미래세대들이 이동녕 선생을 더 많이 알 수 있도록 교과서에 등재 소개하고 1등급으로 서훈 상향도 관철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념관 확장, 교육관과 추모각 건립도 필요하다고 덧붙혔다.

시 관계자는 "기념관 활성화 기본계획 수립 용역은 내년 본 예산 편성을 추진 중"이라며 "이동녕 선생의 서훈 1등급 상향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기 위해 진행하는 사업은 없다"고 말했다.

이동녕 선생은 1869년 천안시 목천읍 동리에서 출생했다. 임시의정원 초대의장으로 국호, 임시헌법, 민주공화정부수립을 선포했고 국무총리, 국무위원 등의 중책을 맡아 임시정부를 실질적으로 이끌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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