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식 TNS TECH 대표
강태식 TNS TECH 대표
아침이나 해질녘에 본인이 사는 마을을 걷는 사람들을 흔히 만날 수 있다. 공통점들은 혼자가 아닌 부부끼리 또는 친구끼리 걷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혼자 다니는 것보다는 부부라면 가정이야기 자녀이야기, 부모이야기 건강이야기 같은 평상시에는 서로 바빠서 못했던 말들을 할 수도 있어서 서로의 우정을 더 깊게 할 수 있다. 또 친구라면 세상이야기, 본인 이야기, 가끔씩은 본인하고 같이 사는 가족 흉도 볼 수 있어 약간의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둘이 걷는 것 보다는 혼자 걷는 것을 추천한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세상에 태어나 모든 일은 혼자서 한다. 학생 때 공부도 수업이 끝나고 혼자서 하는 시간이 있어야만 실력이 올라간다. 누가 가르쳐서 배우는 것은 실제로 내가 아는 것이 아니라 안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통해서 내가 모르는 것을 아는 `메타인지`가 되는 것이다. 회사에 가더라고 같은 부서, 같은 팀이지만 결국 본인의 일은 혼자서 한다. 본인에게 맡겨진 문제를 혼자서 고민하고 혼자서 해결하는 것이 일의 기본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가정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아버지는 아버지의 위치에서 어머니는 어머니의 위치에 자녀들은 자녀들의 위치에서 본인이 일을 혼자서 하는 것이다. 도와 줄 수는 있지만 전적으로 남의 일은 내가 해 줄 수는 없다. 이렇게 우리는 혼자서 성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걷기 또한 마찬가지다. 걷기의 최고봉은 혼자서 장시간 걷는 것이다. 걷는다는 것은 한발씩 묵묵히 걸어야 내가 원하는 목표지에 갈 수 있다. 다른 방법이 없다. 예를 들면 오늘 20㎞를 걷고자 한다면 적어도 4시간 이상이 걸린다. 이 시간동안 혼자 길을 걸어야 한다. 어느 정도 몸에서 땀이 나기 시작하면, 다른 말로 걷는 보폭이나 방법이 내 몸에 익을 때 쯤 머릿속으로 다른 생각이 들어오지 않는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시시각각으로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지금의 나를 마주하게 된다. 예전 철학자들이 사색하는 방법도 혼자서 걷는 방법이었고 거기서 또 다른 사유가 있었다고 많은 책에서 말하고 있다. 철학자처럼 인류에 영향을 미치는 거창한 철학을 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본인의 영역에서 본인에게 맡겨진 일을 하면서 각자의 철학을 하고 있다. 일을 하면서 부딪치는 인간관계속에서 본인의 가치와 한계를 알아간다. 세상의 모든 일들은 내 마음에 드는 것보다 마음에 불편한 일이 대부분이다. 그때의 해결점은 `장시간 혼자서 걷기`다.

일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잘 진행되다가 위기에 봉착했을 때는 무조건 혼자서 걸어보자. 걷는다고 갑자기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문제나 고민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그렇지만 그것을 대하는 본인의 태도는 달라져 있을 것이다. 어차피 혼자서 일해야 하고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현대사회에서는 본인의 태도에 따라서 스트레스의 강도도 두근거리는 흥분상태의 좋은 스트레스인 `유스트레스`, 불안과 초조 같은 나쁜 스트레스인 `디스트레스`냐의 차이로 다가온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에는 장시간 땀을 흘리면서 본인이 어떻게 대처를 해 나가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월든`을 쓴 소로라는 작가도 `내 다리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생각도 흐르기 시작한다`고 했다. 경험상 그렇게 하면 기존의 문제는 더 이상 큰 문제로 커지지 않고 내가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만만한 문제로 변해 있다. 문제를 괴물로 만드는 것은 내가 어떤 마음으로 그것을 대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1인칭 시점에서 사는 것이기에 본인에게 닥친 문제도 결국은 본인이 해결해야 한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작은 배낭에 물과 수건을 몇 개 넣고 땀을 흘리면서 혼자서 걸어보는 것이다. 강태식 TNS TECH 대표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