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석 남대전농협조합장
강병석 남대전농협조합장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치킨 브랜드는 누가 뭐라 해도 KFC일 것이다. KFC의 창업주 커널 홀랜드 샌더스는 6살에 아버지를 잃고 극심한 생활고에 10살의 나이에 농장일을 시작으로 페인트공, 타이어 영업, 유람선, 주유소 등 닥치는 대로 일했다.

어린 시절부터 친절과 성실함이 무기였던 그는 40세에 미국 켄터키주의 코빈이라는 작은 도시에 주유소를 차리게 된다. 커넬은 주유소 운영 당시 주유소를 찾는 손님들에게 제일 먼저 유리를 닦아주고 얼마를 주유할 것인지를 물었다고 한다. 심지어는 길을 묻는 사람들의 차량을 상대로도 유리를 닦아주는 친절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 그의 친절이 소문이 나고 주유소는 번창하게 된다.

요리에 자신 있었던 커넬은 자신이 경영하는 주유소 뒤에 작은 창고를 개조해 자신만의 조리법으로 만든 닭튀김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유소를 찾는 손님들보다 식당을 찾는 손님이 많아지자 주유소를 없애고 본격적으로 요식업에 뛰어들었다.

사업은 날로 번창했지만 그것도 잠깐 식당에 화재가 발생하며 힘겹게 이루어 놓았던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좌절도 잠시 이러한 실패에도 불구하고 다시 닭튀김 조리법을 개발해 도로변에 `샌더스 카페`를 열며 또다시 인기를 얻기 시작한다.

59세가 되던 해 그만의 비법이 담긴 치킨요리로 유명세를 얻자 켄터키 주지사로부터 켄터키 커널이라는 호칭을 수여 받기도 했다.

이제는 누가 봐도 `성공했다`라는 평가를 받을 때쯤 그가 경영하는 식당 옆으로 고속도로가 놓이게 된다. 마을은 고속도로 반대편으로 옮겨가고 결국 식당을 찾는 손님은 아무도 없게 됐다. 미처 손을 써 볼 틈도 없이 식당은 경매에 넘어가고 커넬 샌더스는 또다시 수중에 돈 한 푼 없는 알거지가 된다. 그때 그의 나이 65세였다.

수중에 남은 돈은 사회보장금으로 지급된 105불이 전부였다. 낡아빠진 자신의 트럭에 남은 돈을 몽땅 털어 자신이 개발해 온 독특한 조리법을 팔아보기로 했다. 트럭에서 잠을 자고 주유소 화장실에서 면도를 하며 미국 전역을 누볐다.

영업을 위해 찾아가는 식당마다 그의 소스를 반기는 사람은 없었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무려 1008번이나 거절당하고, 마침내 1009번째 만에 자신의 조리법을 받아들인 식당을 만났다. 그것이 바로 오늘날 KFC 1호점의 탄생 순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일확천금을 꿈꾼다. 복권을 사거나 주식 또는 가상화폐에 투자하거나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그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돈 버는 방법과 성공을 평가하는 기준은 다양화되고 있다. 그런 다양함이 인정받는 것은 마땅하다. 왜냐하면 이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또, 혹은 도박은 사람들의 꿈을 이뤄주기보다는 `헛된 꿈을 꾸었음`을 일깨워주고 마무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는 KFC의 창업주 커널처럼 많은 실패와 좌절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노력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성공을 이루어낸 사람들에 대한 평가도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서 흰 양복을 깨끗하게 차려입고 환하게 웃으며 손님들을 반기고 있는 커널의 모습에서 옛사람의 성공 철학을 배워 본다. 강병석 남대전농협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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