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운사모를 창립한 이건표 회장.사진=운사모 제공
지난 2009년 운사모를 창립한 이건표 회장.사진=운사모 제공
"20만 원이 누군가에게 큰돈이 아닐 수도 있지만, 꿈나무 선수들에게 버팀목이 되길 소망합니다."

지난 2009년 대전 지역 체육 교사와 지도자들이 창립한 운사모(운동을 사랑하는 모임)가 2020 도쿄올림픽 기간 화제의 중심에 있다. 대전 지역 체육 교사와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운사모는 돈이 없어 운동을 중도에 그만두려는 `체육꿈나무`에게 고등학교 졸업때까지 매달 20만 원씩 지원하는 후원 단체다.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운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 선수는 10년 동안 이 단체의 후원을 받았으며, 지난달 28일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오상욱(25·성남시청) 선수도 장학금을 받았다.

이 중심에는 이건표(69) 운사모 회장의 활약이 컸다. 지난 2000년대 체육 교사였던 그는 대전시 교육청에서 체육 관련 업무를 맡았다. 당시 이 회장은 경제적인 이유로 운동을 포기하는 학생 선수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이들을 지원하는 단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모은 돈으로 54명의 학생 선수를 지원한 가운데 지급한 장학금 총액은 3억 원이 넘는다.

결국 운사모는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이 회장은 "중학교 시절 오상욱 선수가 집안 형편이 어려워 운동을 그만둘 뻔했다"며 "당시 오상욱 선수 지도교사와 연락이 닿아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장학금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쿄올림픽 기간 동안 전국 각지에서 회비를 내고 싶다는 분들이 몰리면서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대전 학생들 가운데 힘들게 선수생활을 하는 꿈나무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남자 높이뛰기 한국 신기록을 세운 우상혁 선수에 대해선 성실의 표본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당시 우상혁 선수 아버지가 아들이 대전에서 육상을 하고 싶다며 학교 추천을 부탁해 알게 됐다"며 "나중에는 운사모 장학생으로 선발돼 성실하게 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으로 돌아와 자가격리 중인 우상혁 선수에게 연락이 왔다"며 "지금까지 운동을 할 수 있었던 건 운사모가 뒤에서 지원해줬다고 말해줘 뿌듯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운사모는 언제나 대전에서 힘들게 운동선수 생활을 이어나가는 어린 꿈나무들에게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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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장학금 수여식에서 이건표 회장이 선수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장학생이었던 우상혁(오른쪽 세번째), 오상욱(오른쪽 네번째) 선수가 무대에 서있다. 사진=운사모 제공
지난 2014년 장학금 수여식에서 이건표 회장이 선수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장학생이었던 우상혁(오른쪽 세번째), 오상욱(오른쪽 네번째) 선수가 무대에 서있다. 사진=운사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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