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1부 박상원 기자
취재1부 박상원 기자
지난달 27일 대전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이 4단계로 격상되면서 모든 스포츠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무관중 경기가 진행된다는 소식은 자주 접했지만, 막상 대전에서 팬들 없이 경기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경기장 분위기는 어떨지 궁금했다. 하나시티즌과 충남아산 경기가 진행된 지난 주말에 대전월드컵경기장에 방문했다. 올 시즌 대전하나시티즌 홈 경기를 거의 빼놓지 않고 챙겨봤지만, 무관중 경기는 처음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서포터즈와 응원단이 사라진 것이었다. 경기가 있을 때마다 선수들을 위해 북을 두드리고 응원을 하는 팬들이 없는 경기장은 마치 `연습경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후 경기가 시작됐다. 갑자기 그라운드 전체에서 응원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엇인가 어색했다. 대전 구단 측이 무관중 경기에서 선수들의 실전 감감을 고려해 팬들의 응원소리가 경기장에 퍼질 수 있도록 사전녹음된 음향을 준비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 팬들의 육성응원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응원음성`에 긴장감과 설렘이 전해지지 않았다. 나름 구단 측이 실감나는 경기장 분위기를 위해 마련한 조치였지만, 실질 상황과는 온도차가 컸다. 4만 2176석 규모의 월드컵경기장을 메우기에는 역부족, 그 자체였다.

이 같은 분위기와는 달리 이날 경기 내용은 치열했다. 대전이 1-0으로 충남아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3연승을 달성했다. 2등 전남과는 승점 1점, 1등 김천상무와는 승점 3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1부 승격의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경기를 보면서 내내 `팬이 있어야 선수가 있다`는 스포츠 격언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비록 경기는 승리했지만, 선수와 구단측에서 축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좀처럼 꺾이지 않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 그리고 오는 8일까지 이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등 안팎으로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온다. 도쿄올림픽이 그러하듯, 비록 함께 하지는 못해도 그들의 경기에 응원을 보내는 시민들의 마음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대전을 연고로 둔 하나시티즌, 성적도 중요하지만 끝까지 팬들의 성원은 잊지 않는 그들이 되길 소망한다. 취재1부 박상원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