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가 필요할 만큼 데이터 과잉으로 인한 테크노스트레스나 정보 피로는 여전히 존재한다. 과거 인터넷 시대 정보의 바다 속에서 소비자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명확히 파악해야 했다. 역설적으로 데이터의 바다가 극대화 된 빅데이터 시대에서 소비자는 헤맬 필요가 없이 나보다 나를 잘 아는 데이터 기반의 컨텍스트 접근 프레임의 편의성에 익숙해지고 있다. 소비자에게 불필요한 암묵적 지식일 수 있는 복잡한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은 노출하지 않고, 핵심가치만을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시각화한다. 19C 백의의 천사로 알려진 통계학자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이 복잡한 통계 데이터를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시각화 한 로즈 다이어그램이 당시 위생개선 사업의 극적인 효과를 일으켰듯이. 다만 소비자는 자신의 정보를 내어주면 되는 것이다. 퍼 바이런드와 같은 일부 학자들은 빅데이터 의존성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빅데이터 시장이 활성화 될수록 소비자 입장에서 내 손을 떠난 데이터는 내가 주인이 아닐 수 있다. 또한 일상의 데이터화 현상을 거스를 수 없다는 점도 명백하다. 빅데이터 시대의 소비자는 마케팅 환경에서 중요한 통찰의 대상이지만, 소비자는 데이터를 지표로 통찰해야 하는 주체이기도 하다. 자신이 만드는 데이터에 대한 확실한 목적의식과 주인의식을 갖고, 불필요한 사치가 아닌 꼭 필요한 가치를 발견하는 선택의 주도권자여야 한다. 현기증 나는 거대 데이터들 속에서 가치를 발견하는 일은 데이터 주도적(data-driven) 보다 소비자가 통찰 주도적(insight-driven) 선택이 더 중요하다는 철학을 갖는 것이 필요한 시대이다. 김기연 목원대학교 마케팅빅데이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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