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코로나19는 휴가지 모습도 바꿨다. 인산인해였던 유명 바닷가는 적막함 정도는 아니지만 예전보다 한산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일상 곳곳이 달라진 요즘. 그나마 위안 주는 건 하늘 풍경이다.

바다는 파도 때문에 매력적이다. 하늘은 구름 때문에 아름답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빛나는 건, 구름의 시간 덕분이다. 세상에는 이런 구름에 입덕하여 탐구하고, 기록하고, 공유하는 이들이 있다. 일명 `구름추적자`. 공식명칭은 구름감상협회이다. 뜬구름 같은 단체가 아니다. 120개 나라에 5만 3000여 명 회원이 산재한다. 2005년 협회 창립 이전부터 구름추적자는 존재했다.

영국의 낭만주의 풍경화가 존 컨스터블은 오직 하늘에 집중해 1820년에서 1822년까지 상당한 구름 습작을 남겼다. 독일의 화가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는 1835년 거친물결구름을 포착해 `달빛 드리운 해변`이라는 그림에 구현했다. 카메라를 하늘로 향한 미국의 사진작가 앨프리드 스타글리츠는 1923년에서 1934년까지 200여 장 구름 사진을 찍었다. 상층운을 사랑한 미국의 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는 1939년 작 `큰 파도`에 제트기류 권운을 옮겼다. 물결구름의 묘사라고 해석할 수 있는 작품 `별이 빛나는 밤`을 남긴 빈센트 반 고흐가 기실 구름추적자였다는 설도 있다.

구름의 세계는 체계적이다. 10가지 주요 유형에 종과 변종이 다양하다. 벌집구름은 따듯한 목욕물 아래 잠긴 비누 거품을 닮았다. 구름의 왕인 적란운은 높이가 16㎞까지 뻗어 오른다. 한여름 고위도 지역은 어두워진 후 야광구름이 출현한다. 자개구름은 일년 중 한겨울만 볼 수 있다. 산성물질과 물, 햇빛이 어우러져 파스텔 색조 띠가 특징인 자개구름은 `진주의 어머니 구름`이라고도 불린다.

2021년 뜨거운 여름이 저물고 있다. 이 계절이 다 가기전 당신도 구름추적자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개빈 프레터피니가 `날마다 구름 한 점`에 남긴 팁이다.

"구름추적은 계획을 잡고 하는 활동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마음가짐이다. 하늘이 쇼를 펼칠 때, 하던 일을 멈추고 잠시 감상할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만 하고 있으면 된다…머리가 복잡할 때면 언제나 고개를 들어 바라볼 수 있는 하늘이 있음을 기억하자." 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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