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경기장 잔디교체 공사로 10월 말까지 사용 못해
대전하나시티즌, 대타로 코레일 구장인 한밭종합운동장 이용
하나시티즌은 8월 초부터 오는 10월 말까지 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 환경개선을 위해 잔디 및 토양 공사를 약 90일 동안 진행한다. 이에 따라 하나시티즌은 오는 20일 예정된 경남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잔여 홈경기를 한국철도 홈 경기장인 한밭종합운동장을 사용한다. 한국철도는 기존 홈 구장을 내주면서 하나시티즌 연습구장인 월드컵 보조경기장을 이용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앞으로 한국철도가 사용하는 보조경기장이 전용구장으로 이용하기엔 시설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보조경기장에는 선수 샤워시설과 라커룸, 전광판 등 각종 부대시설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경기장 운영 주체인 시설관리공단 측은 올해 안에 이동식 컨테이너 하우스를 설치해 라커룸과 샤워실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컨테이너 설치를 위해서는 관할 구청인 유성구에 가설건축물 신고 등 행정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올해 안에 마무리 짓기엔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시설관리공단 한 관계자는 "지난 2차 추경을 통해 공단 쪽으로 부대시설 확충을 위한 관련 예산이 통과됐다"며 "전광판의 경우 제작 및 설치까지 3-4개월 소요되면서 빠르면 올해 11월 말쯤 각종 시설을 완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철도는 오는 20일 홈 경기부터 라커룸 등을 비롯한 시설을 갖추지 못한 채 경기를 진행하게 됐다. 한국철도 측은 보조경기장 시설이 미흡한 건 어쩔 수 없지만, 불편을 감수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철도 한 관계자는 "잔여 홈경기가 5경기 밖에 없어 불편을 감수하기로 했다. 과거 하나시티즌에서 연습을 위해 보조경기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일정을 배려해줬다"며 "보조경기장 잔디 상태가 오히려 한밭운동장보다 좋은 만큼 경기를 뛰는데 지장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로축구계에서는 기본적인 시설 자체가 리그 수준의 기준이 될 수 있는 만큼 사전에 세밀한 준비가 되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축구계 한 관계자는 대한축구협회 규정에도 경기장마다 2개소 이상의 샤워 시설과 라커룸 구비를 권장하고 있다"며 "월드컵경기장 잔디공사는 이미 과거부터 논의된 사항이다. 시와 하나시티즌에서 발 빠르게 행정절차를 이행했다면 이 같은 불편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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