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기본주택' 발표 이낙연 "서울공항 이전"
정세균 "청와대·국회 등 충청권 옮겨 집값 안정"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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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이 현 정부의 최대 악재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 해결 공약에 사활을 걸었다. 충청권으로 기관 이전·공항 통폐합 등을 통한 유휴부지에 공공주택을 짓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4·7 재보선 참패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 부동산 문제가 이번 대선 정국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여 앞다퉈 `묘책`을 내놓으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먼저 이낙연 후보는 4일 경기도 성남의 서울공항 이전으로 `스마트 신도시`를 구축해 주택 7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서울공항 부지에 주택 3만호를 공급하고, 고도제한을 해제해 인근에 추가로 4만호를 공급할 수 있다는 계획이다.

많은 후보들은 주택을 어디에 지을지 말이 없지만 자신은 처음으로 구체적 부지를 제시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며 이재명 후보를 겨냥했다.

이날 이낙연 후보의 주택 공급 공약은 전날 이재명 후보의 `기본주택` 공약에 대한 맞불 성격이 짙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3일 임기 내 기본주택 100만 호를 포함해 총 250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재명표 부동산 정책인 기본주택은 중산층을 포함한 무주택자들이 건설 원가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역세권 등 좋은 위치의 고품질 주택에서 30년 이상 살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공공주택이다.

여권 대선 구도가 이재명-이낙연 양강 체제로 재편되면서 각각 부동산 정책을 전면에 앞세워 `1강`으로 올라서겠다는 복안이다.

정세균 후보는 청와대와 국회, 대법원·대검찰청, 대학을 충청권으로 옮겨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충청권 지지를 바탕으로 이재명-이낙연 양강구도에 균열을 내겠다는 포석이다.

정 후보는 전날 충북 오송역 기자실에서 `신수도권 비전 선포식`을 갖고 "대법원과 대검찰청의 서울 서초동 부지에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주택을 짓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의 이날 충청 방문은 지난달 17일·20일·27일에 이은 네 번째 방문이며, 신 수도권 구상도 사실상 충청 표심을 겨냥한다. 이 같은 충청 러브콜은 컷오프에서 탈락한 양승조 충남도지사의 지원 사격을 받아 `중원 표심`을 선점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추격자들도 근본 처방은 균형발전에 있다고 보고 지방분권 정책에 방점을 찍었다.

앞서 김두관 후보는 충남을 방문한 자리에서 "충청권에 80조 원 이상 예산을 투입해 `그랜드 메가시티`를 건설하겠다"는 메가시티 비전을 제시했다. 국책모기지를 조성해 무주택자가 주택을 구매할 때 50%까지 저리로 충당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다만 이 같은 주택 공약의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이날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공공 주도의 주택 공급이 지닌 한계는 공공임대주택의 공실로 증명됐다"며 "국가가 지정한 곳에 사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유형의 주택에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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