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후통첩' vs 국민의당 "장난하나?"

범야권 합당 협상중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벼랑 끝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의 `휴가 전`까지 합당 협상을 마치자며 마지노선을 제시하자 국민의당에선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역시 물러날 기미가 없어 양당간 감정싸움마저 고조되는 모양새다.

오는 9일을 국민의당과 합당 협상을 위한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던 이 대표는 3일 SNS에 "그냥 합당에 대해 `Yes냐 No냐`가 중요하고, 만나는 것에 대해서 `Yes냐 No냐` 답하시면 된다"며 국민의당의 분명한 답을 요구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달 31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합당을 위해 만남을 제안한다면 버선발로 맞을 것"이라며 "다만 시한은 다음 주로 못 박겠다"고 `데드라인`을 명시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가 지나면 저는 휴가를 가고 휴가 이후에는 안 대표를 봬도 버스 출발 전(8월 말 대선 경선 후보 등록)까지 제대로 된 합당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기 어렵다"고 압박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 국민의당을 향해 "참 이해하기가 어렵다"며 "안 대표가 왜 이(합당) 문제를 자꾸 지지부진 끌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끝나는 오는 11월에 협상에 다시 나설 것이란 일각의 전망에 대해선 "그때 쯤 가서 단일화하겠다고 할 만큼의 힘이 국민의당과 안 대표에게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당명을 바꾸자 이런 얘기까지 나와서 조금 당황스럽다"며 "넘어야 할 특별한 과제도 없다고 확인했는데 자꾸 이런저런 다른 얘기들이 나온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은 국민의힘과 이 대표를 향해 연일 강력한 성토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이날 이 대표의 데드라인 제시에 대해 "전형적인 갑질 사고"라며 "이 대표가 정당 간 통합이라는 중요한 정치 사안을 이야기하면서 본인 휴가를 결부시킨 것은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당세로 봐서 우리가 돈과 조직이 없지 무슨 `가오`(체면)까지 없는 정당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은희 원내대표도 "이 대표가 장난하는 것처럼 대하는 태도에 국민의당이 맞장구쳐줄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이 대표와 만난다 한들 합당에 대해 진정성 있는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안혜진 대변인은 국민의당이 합당 조건으로 요구한 `당명 변경`에 대해 "당연히 제시할 수 있는 요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명 변경을) 합당의 필수조건으로 전제한 건 아니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중도유권자들이 훨씬 많아졌다. 그런 분들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빅 풀`이여야만 내년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이 강하게 반발하는 데도 국민의힘은 `협상 시한`을 계속 못 박으며 빠른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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