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콧속 섬모세포서 바이러스 복제·증식 사실 밝혀
화학연 개발 코로나 백신 'IN-B009', 임상 1상 돌입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황성연, 박제영, 탄-하오(박사과정) , 오동엽 박사(왼쪽부터) 가 `극저온 온도변화 감지장치`가 부착된 백신 모의 샘플을 들고 있다. 사진=화학연 제공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황성연, 박제영, 탄-하오(박사과정) , 오동엽 박사(왼쪽부터) 가 `극저온 온도변화 감지장치`가 부착된 백신 모의 샘플을 들고 있다. 사진=화학연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연구개발(R&D)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3일 과기계에 따르면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가 코 안 `섬모세포`에서 증식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존 연구결과에 의하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호흡기의 상부인 비강, 인두, 후두, 기관지 등 상기도 조직을 통해 감염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정확한 표적 부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는 효과적인 예방대책 수립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IBS 혈관 연구단 고규영 단장과 전북대 감염내과 이창섭 교수 공동연구팀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복제 순간을 최초로 포착, 초기 감염과 증식의 주요 표적이 비강(코 안) 섬모상피세포임을 규명했다. 이는 비강 내 백신 투여를 통한 비강 내 점막면역 형성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의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계기가 됐다. 현재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 시 비강 점막면역 형성 시점, 근육·비강 교차 백신접종에 의한 비강점막면역 형성 효율성 등을 추가로 확대해 연구 중이다.

IBS는 이 외에도 RNA 연구단 김빛내리 단장 연구팀이 코로나바이러스 RNA에 직접 결합해 증식을 제어하는 단백질들을 발견, 치료제 개발에 한발 다가가는 성과를 낸 바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위해서는 유전체 RNA와 하위 유전체 RNA에 결합하는 숙주 세포의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들 단백질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연구팀은 특정 RNA에 결합하는 단백질만 분리·동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코로나 바이러스에 결합하는 단백질 109개를 모두 찾아냈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직접 결합하는 단백질을 타깃으로 한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지난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정보를 이용, 바이러스 표면의 숙주 세포로 침입할 때 활용되는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을 만들어 이노엔(inno.N·옛 CJ헬스케어)에 기술이전했다. 화학연이 이전한 기술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상 1상 시험 계획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IN-B009`다. 이 물질은 영국, 남아공 등의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우수한 백신 효능을 나타냈다. 화학연은 `고효능 백신 개발 신규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향후 코로나19 변이 백신 후보물질 등을 계속 개발할 예정이다.

화학연은 또 백신이 안전하게 보관·유통됐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간단한 장치도 개발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상 온도에서 보관·유통할 수 있지만,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에서 보관해야 해 유통 과정이 까다롭다. 이전까지는 백신이 저온에서 보관·유통됐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없었으나, 박제영·오동엽·황성연 박사팀이 온도에 따라 상태가 변하는 화합물을 개발하면서 안전성 여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자동차 부동액에 사용되는 에틸렌글리콜과 물을 4 대 6 비율로 섞고 색소를 첨가해 온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화합물을 개발했다. 이 화합물을 담은 용기를 백신 병에 붙여 놓으면 백신이 적정 온도에서 보관·유통됐는지 눈으로 쉽게 알 수 있다. 박제영 박사는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온도 조절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지만, 해당 아이디어가 빠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백신 취급 및 운송 기업과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인선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