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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야기] 파이프라인 네트워크의 새로운 시작

2021-08-03 기사
편집 2021-08-03 15: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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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윤혜온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지역분석과학본부장

오래전 파이프라인(The Parable of the Pipeline) 우화를 접했던 기억이 난다. 우화에 등장하는 두 사람은 물이 귀한 작은 시골 마을 인근 강으로부터 마을 광장까지 물을 길어 나르는 일을 하게 된다. 한 사람은 매일 열심히 물을 나르는 일을 반복하며 그날의 일과를 하고, 반면에 다른 한 사람은 같은 일을 반복만 하기 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좀 더 쉽게 물을 나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파이프라인을 설치하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 파이프라인 설치에 시간을 쓰면서 시간을 버리는 것처럼 보이던 친구는 마침내 파이프라인이 완공된 뒤 자연스럽게 첫 번째 사람을 앞지르게 되고 더 이상 양동이를 들고 운반하면서 체력을 소모하지 않으며 지속적으로 물을 공급함으로써 돈을 벌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다소 뻔하지만,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최근 많은 사회 영역에서 파이프라인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심지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사람이거나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정비하려는 모든 사람에게서 어떤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말을 가져올 것이라는 중요한 수단의 의미로 사용된다.

필자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하 KBSI)에서 30년 가까이 환경분야 전문연구자로 일하고 있다. X-선 형광분석법을 활용한 토양 및 폐기물 중 불소평가법에 대한 연구를 하던 2012년, 구미 불산 누출사고로 불소 분석 전문가로서 구미현장 정부대책단에 파견되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하기 위해 화학물질을 다루는 전문가, 토양과 지하수를 전문으로 연구하시는 교수님 등 많은 연구자의 조언을 받기도 했다. 지금도 연구분야의 많은 부분에서 다양한 네트워크의 연구자들과 공조하면서 정부정책 반영을 위한 연구에 힘 쓰고 있다.

KBSI는 1988년 설립돼 국가과학기술 연구인프라 전담기관으로서 33년째 연구장비공동활용 전문기관 역할을 해오고 있다. 올해 7월 19일에는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오창에 새롭게 건설되는 차세대 다목적방사광가속기 구축 주관기관으로 결정됐다. KBSI는 처음 설립될 당시 첨단연구장비시설의 공동활용을 통한 연구지원의 역할로 시작되어 차세대 다목적방사광가속기의 가동이 시작되는 2028년부터는 완전하게 변모된 새로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때 처음 접한 슈퍼마리오게임의 기억은 필자에게 또 다른 파이프라인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게임에서 나오는 파이프는 들어가면 처음 보는 지하 세계로 가기도 하고, 어떤 외딴 바다 해변으로 이동하기도 하고, 정말 다양한 장소로 이동시켜주는 이동수단이다. 파이프라인을 잘 타면 구간을 더욱 빠르고, 쉽게 새로운 곳으로 데려다 주는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KBSI는 현재 공동활용서비스가 가능한 600여 점의 장비와 대덕, 오창 및 7개 지역센터의 다양한 연구분야의 전문인력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다. 나아가 그동안의 저력을 바탕으로 국가연구장비 공동활용기관의 변모된 새로운 여정을 가고자 한다. 국가과학기술 혁신을 위한 2028년 운영될 차세대 다목적방사광가속기의 성공 구축은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서 국가와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는 과학기술분야의 새로운 파이프라인으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영역까지 빠르게 개척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오는 18일부터 3일간 대전 ICC에서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KWSE)가 개최하는 BIEN21이 열린다. BIEN은 국제여성과학기술인 융합기술 분야 학술대회로 올해는 BT, IT, E3T, NT, CT, Basic Science 분야와 정책포럼을 포함한 특별세션이 진행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여성과학자들의 융합과학기술분야 파이프라인 네트워크 가동이 위기를 극복하는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원한다. 윤혜온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지역분석과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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